어린이가 자라서 성인이 된다는 것은 적어도 세 가지 면에서 성숙한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몸이 자라서 성숙한 육체가 되고 머리가 발달하여 지혜 있는 사람이 되며 동물의 세계에서 탈피하여 사람으로서의 인격을 형성하게 되는 것을 뜻한다. 이 세 가지의 요건을 갖추어 성인이 되는 과정은 길고도 어려운 과정이다. 인간은 다른 어떤 동물보다도 가장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성숙한 인간으로서의 발달을 달성한다. 다른 동물에서 볼 수 없는 지혜와 인격을 구비해야 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어린이는 사람으로서의 인격을 구비하기 위하여 바른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잘 안정된 성격을 형성해야 하며 한 사회인으로서 제대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는 책임감과 자립심을 습득하고 원만한 대인관계에 필요한 태도를 배워야한다. 이 배움의 길이 비록 고달프고 끈질긴 노력이 필요한 과정일지라도 바른 인격을 형성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거쳐야 할 경험이다. 또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떤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가르치고 이끌어 주어야 할 과제이며 책임이다. 인격은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의 끈질긴 교육에 의해서 그것은 가능해진다. 경우에 따라서는 벌을 주기도 하고 칭찬을 주어야하며 독립심을 키우기 위하여 격려하고 질책을 해야 할 때도 있다.


인격의 형성은 어린 시절에 그 기초를 마련해야 된다. 바르고 튼튼하게 다져진 기초위에 인격이 형성되어야 만이 그 인격은 개성 있는 인격으로 성숙하게 된다. 인격형성을 위하여 가정교육이 특히 중요시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가정에서는 개성 있는 인격을 위한 기초를 마련해야 되는 것이다. 습관, 태도, 성격, 자립심 등 대부분의 인격을 구성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질은 사실 학교에 가기 전 나이에 형성된다. 물론 그 후에 전혀 변화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려서 형성된 습관, 성격 등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성격만 하더라도 어린 시절에 형성되기 때문에 사람들은 흔히 성격은 타고나는 것으로 생각한다. “저 애는 누굴 닮아 성격이 저 모양인지......”하는 어머니들의 푸념을 가끔 듣게 되는데, 실은 누구를 닮은 것이 아니라 그런 성격이 되도록 어머니가 만든 것이다. 습관도 그렇고 태도도 그렇다.


이렇게 보면 바른 인격의 형성을 위하여 가정의 책임이 무겁고 또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아마도 가정교육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면일 것이다. 이것은 어머니의 무제한적인 사랑과 부모의 솔선수범하는 행동과 자애스런 보살핌과 또 한편 엄격한 규율과 질서를 요구하는 교육이다. 아마 이쯤 되면 “세상에 어머니 구실하기가 그렇게 어려워서야......”하고 두 손을 번쩍 드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그 중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어머니의 참된 사랑이며 그것만 있다면 어린이는 우선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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