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천지에서 하늘보다 큰 것이 없고 바다보다 깊은 것이 없다. 오묘하기로는 천하보다도 더 한 것이 없다 라고 하니 어떻게 하여야 천하의 오묘함을 알까?

대저, 인간의 일생은 유한(有限)한데 그 알아야 할 것은 무한(無限)하고 유한한 일생으로 그토록 무한한 만물만사를 모두 알려고 하는 것은 짧고도 짧은 인생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리라····. 무릇, 성질이 급한 사람은 다른 것을 믿기도 잘하거니와 오해도 잘하는 것이고 성질이 조밀한 사람은 세상의 기묘한 것을 보기도 잘하거니와 큰 것을 놓치기도 잘하는 것이며 생각이 단순한 사람은 기회를 찾기도 잘하거니와 재앙도 잘 잡는 법이고 생각이 많은 사람은 기묘한 것에서도 능숙하거니와 조바심도 많은 것이다.

이렇듯, 사람의 성품이 모두가 다르고 능력이 모두가 다른 것은 사람이 자연의 기운을 닮았고 자연은 제각각의 기운들이 모여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의 기운을 보면 성정은 급하더라도 어울림이 좋은 화기(火氣)가 있고 강인한 성정을 가졌더라도 화합이 부족한 금기(金氣)가 있으며 유순한 성정을 지녔더라도 지조가 부족한 수기(水氣)가 있고 정의로운 성품을 지녔더라도 타협이 어려운 목기(木氣)가 있으며 성정은 온화하더라도 용맹이 부족한 토기(土氣)도 있는 법이다.

이 다섯의 큰 기운이 천지에서 굴신왕래(屈伸往來)를 끊임없이 하면서 만물의 생육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자연에서 꿈틀거리는 오기(五氣)를 닮아서 생겨났던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들의 장단(長短)과 고저(高低)와 대소(大小)와 광협(廣狹)과 동정(動靜)과 음양(陰陽)등의 조화로움을 깨달았을 때에 천하의 오묘함을 느끼는 첫 단추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 간에서 사귐을 유(柔)하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문제가 된다. 모름지기 사귐을 유하게 하려고 보면 자신에게 먼저 친화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친화력(親和力)을 참다움으로 이끌고자 한다면 자신에게 먼저 진실 된 언행과 마음이 있어야 할 것이며 다음으로 타인을 믿는 자신의 덕(德)이 있어야 할 것이요 그러나 현실세계에서 모든 것을 믿고 나아가기에는 세상이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냉엄하고 얄궂은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갈등을 하는 것은 모든 것들을 믿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의지만을 믿으려 한다면 득(得)하는 것이 없고 모든 것들에서 세상이 돌아가는 대로 함께 하려고 보면 손해 보는 경우가 종종으로 발생을 하니 세상에서 처신하기가 매우 어려운 까닭이다.

무릇, 보석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은 보석의 희귀성 때문에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고 문화재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도 문화재의 희귀성 때문에 그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요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불신(不信), 불화(不和), 불감(不感)으로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때에 모든 것에서 믿는 정신과 화합하는 생각과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아마도 그런 사람은 이 시대가 낳은 신비로운 사람이 될 것이다.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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