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으로부터의 해방이 급선무였던 시절을 지나 오늘날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면서 다양한 문화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가장 값진 선물인 동시에 그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아울러 과학과 의학, 첨단산업의 발달은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충족해야 하는가의 숙제로 남아 있다. 이것은 곧,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불로초를 구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우리가 찾는 불로초는 그리 먼 곳에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런저런 핑계와 구실로 눈앞에 두고도 놓치고마는 불로초는 바로 '건전한 생활습관'이다. 조선조 '언행록'에 '군자는 모름지기 그 정신과 육체의 힘을 헤아려 잘 때 자고 일어날 때 일어나며, 때와 곳을 따라 살피고 체험해 마음을 제 멋대로 가지지 않으면 어찌 병이 나겠느냐' 고 했는데, 이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되면 병을 앓지 않는다는 말로 해석이 가능하다.

요즘처럼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규칙적으로 잠을 자고, 규칙적으로 먹고, 규칙적으로 운동할 것을 권장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건강을 지키는 제일의 조건은 잘 먹고, 잘 쉬고, 운동하는 방법 외엔 달리 방도가 없다.

식생활의 서구화로 영양의 부족보다 과잉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고, 운동에 대한 관심은 증대됐지만 실제로 참여하는 인구가 적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운동부족의 현상이 초래되면, 신체는 무기력해지고 각종 질환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지면서 성인병이 자연스레 찾아오게 된다. 성인병이란 불청객은 소리도 없고, 증상도 없이 조용히 찾아와 회복불능의 상태를 초래하기도 하고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성인병이 찾아오는 시기는 20대를 정점으로 점차 체력이 쇠퇴함과 동시에 체내의 기관이나 생리적 기능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이 시기는 인체의 노화현상이 전신에 나타나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이상 적신호가 나타난 후에 건강에 대한 애착을 느끼는 건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성인기에 해당하는 연령층은 보통 그 사회를 지탱하는 중추세력으로, 그들의 건강은 국가 및 사회의 발전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누구나 피할 수 없이 맞게 될 노년기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작지만 생활의 습관을 변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별한 양식에 의한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움직임이 가미된 모든 활동은 그 자체로써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행스럽게도 평소 건전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게 되면 60대 이전에 90%이상의 성인병 예방이 가능하고, 심장병이나 고혈압 등 심장순환계 질환 및 불치의 병인 암도 80%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과학자들의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성인기에 있어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과 투자는 계속돼야 한다. 나의 건강이 가족과 직장, 사회와 국가 모두가 건강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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