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로 아름다운 것들은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있고 진실로 향기로운 것들은 꾸미지 않아도 향기로움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서 아주 중요한 일중의 하나가 아름다움을 지니고 향기로움을 간직하는 일이다. 이웃과 이웃사이에는 이웃이 있고 그대와 그대 사이에는 또 다른 그대가 존재하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또 다른 사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허공에서 바람이 스치는 것처럼 사람사이에서 아름다움이 스칠 때라야 비로소 또 하나의 아름다운 꽃 봉우리를 볼 수가 있다. 이와 같이 마음에서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싫어하는 생각이 뒤를 따르게 하고 마음에서 고요한 마음을 일으키면 참다운 생각이 뒤를 따르게 되며 마음에서 가야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가야만 하는 길이 뒤에서 보이게 된다.

그래서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사람이 사람으로서 가야만 하는 길이 있는 것이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하는 길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며 이렇게 함께 하는 가운데에서 피어지는 아름다움을 인화(人和)라고 하는 것이다. 또 인화(人和)에는 인화의 방안이 되는 참다움이 있고 인화의 근거가 되는 사람의 정(情)이 있으며 인화의 이유가 되는 풍요로움이 있다. 그래서 무엇이 풍요로움이고 무엇이 참다움일까?


걸림이 없는 마음으로 걸림이 없는 길을 가고 걸림이 없는 생각으로 걸림이 없는 삶을 일굴 때에 그 넉넉한 모습을 풍요라 하고 그 풍요로움이 올바를 때에 참다움이라고 한다. 그리고 풍요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함께 나눌 때에 넉넉함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들이라도 함께 나누는 마음이 있을 때에 아름다운 풍요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만드는 넉넉함이 있다면 외로움이 없고 쓸쓸함이 없다. 그러므로 풍요라고 하는 것은 곳간에서 생겨나는 재물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며 빛나는 영광도 아닌 마음속에서 생겨나는 따스한 기운(氣運)이고 따스한 기운(氣運)이 이웃과 함께 할 때에 풍요로움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풍요로움으로 참다운 길을 갈 때에 꽃 가운데에서 나비가 손님이 되는 것처럼 풍요 속에서 아름다움은 손님이 된다.


어찌하여 아름다움을 보배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있으며 세상의 지혜(智慧)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있으리까? 내가 조금 부족(不足)하고 당신이 조금 물러나며 그대가 조금 양보하고 우리가 조금 이해하노라면 백 사람의 슬픔조차도 능히 아름다워 질 수가 있으리라!



/윤한솔 홍익불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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