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청원군 공무원들이 지역아동센터에 대한 운영비를 매월 지급하는 과정에서 전월 25일까지 지급하도록 돼 있는 보건복지부 지역아동센터 운영지침을 무시하고 3개월 단위로 운영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청원군은 아동급식비를 지원하면서 24개 지역아동센터의 출석부가 모두 취합돼야만 급식비를 지급해 10일 ~ 15일 동안 늦게 지급함으로써 지역아동센터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한 것으로 드러났는가 하면 청주시는 급식비를 2개월 단위로 지급해 각기 다른 잣대를 들이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가 보도되자 충북도는 도비와 시군비로 마련되는 지역아동센터 아동급식비의 지급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청원군은 지역아동센터연합회에서 일괄적으로 출석부를 취합해 1일에 제출하도록 하거나 또 다른 방법으로 적기에 지급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처럼 문제점을 파헤치는 기사가 보도되면 관련부서 담당 공무원들은 진상파악은 물론 대책마련에 전력을 기울인다.


필자는 이번 보도를 계기로 지역아동센터운영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신선한 변화가 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런데 필자는 이번 취재 과정에서 지자체 공무원들의 무책임한 반응을 보고 실망을 금할 수가 없다.


청원군의 전임 담당자는 지침을 위반한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전임자부터 그래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답변했다. 또 다른 전임자는 "맡은 업무가 많아 출석부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출석여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청주시 담당자는 "예전부터 그렇게 지급해 와서 지침에 위반된 것을 몰랐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은 소위 '관행'에 얽매여 근무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어사전에서 관행(慣行)은 '오래전부터 해 오는 대로 함. 또는 관례에 따라서 함'이라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기사에서 '관행적'이라는 표현을 하면 대부분의 독자들은 평범한 이미지 보다는 '부정적'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문제가 불거지면 대부분 취재 대상자들은 "전부터 그래왔다"는 답변을 많아 한다. 답변도 관행적인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신들이 맡은 업무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전임자가 잘못한 것이라면 과감히 바꿔 올바른 행정을 해야 한다. 보조금을 지급받는 대상에 대해 지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하지만 '관행'에서 탈피해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김규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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