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장중식 기자

▲ 장중식 기자
4일과 9일이 낀 유성은 축제분위기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5일장이 서는 날이기 때문이다.

일전, 기자는 유성 5일장의 존폐와 관련,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당시 인터뷰에 응했던 50대 상인의 목소리는 격앙되어 있었다.

2세대에 걸쳐 시장통에 삶의 터전을 마련한 그의 한마디는 짧게 말해 "대책이 없다" 는 말이었다.

재개발로 인한 공백도 그렇지만, 5일장에 매달려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관할 구청의 답변 또한 공허했다. 아직까지 별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말과 검토 중이라는 말만 되내었을 뿐이다.

물론,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주민복지와 비례한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 서는 고층빌딩만큼이나 뒷 그림자도 깊다.

굳이 하루 2만여명에 이르는 유동인구를 고려치 않더라도 유성5일장은 대전의 역사와도 함께 한다. 오죽하면 대전의 관광명소로까지 선정되었을까.

지주조합 등 후속책조차 불투명한 상태에서 5일장의 존폐를 거론하기는 녹녹치 않다.
다만, 그처럼 큰 사업을 계획하면서 눈에 보듯 뻔히 예상되는 후유증에 대한 밑그림이 없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교통체증이 심하고 이리저리 떠밀려 가는 사람들 누구에게도 짜증의 표정이나 목소리는 찾기 힘들다.

뜨내기 상인은 물론, 4일동안 풀 죽었던 기존 상가들까지 활력이 넘쳐난다.

실타래처럼 꼬인 5일장 존폐의 해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시장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 볼 일이다. 필요하다면 전국 재래시장의 성공사례를 모두 뒤져야 한다.

그것이 바로 개발과 보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우선적 방법이자 지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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