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4월 25일

지금 충북도청에서는 한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할 정우택 도지사와 오장세 도의회의장이 양보없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가 어려워 너나 없이 힘든 이 때, 두 수장이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인데 상호비방이라니 도민들은 허탈하기만 하다.

24일 열린 충북도의회 임시회에서 인사행정특별위원회 구성이 무산되고행정자치위원회에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수정안이 통과되기는 했지만 앞으로 도지사와 의장의 갈등이 조기에 수습될지는 미지수다.

정 지사는 얼마전 기자들을 만나 오장세 의장이 인사 청탁을 하여 이를 들어주지 않으니까 인사특위를 구성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정 지사는 또 인사특위 구성은 지사를 흠집내고 정치적으로 발목을 잡으려는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인사를 하면 야당이 비난하는 등 시끄럽지만 한나라당이 인사문제를 검증하겠다고 특위를 구성하는 것을 봤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필용 의원의 인사비난 5분 발언을 지칭하며 도의원 발언이 잘못됐으면 집행부가 해명하는 것이 정당한 것이며 지방자치법상 출연기관에 대한 조사 권한은 의회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지난 16일 임시회 5분 발언에서 도지사 인사에 대해 정실·코드·낙하산·보은 인사라고 비난했다.

이에대해 이재충 행정부지사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도지사의 기자 간담회 사실이 알려지자 오장세 의장도 즉각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 의장은 정 지사가 지적한 사람은 의회 사무처 직원으로 인사 청탁이 아니라 의회 수장으로써 의회 직원에 대한 인사 협의였다고 말했다.

오 의장은 또 취임후 집행부에 대해 어떤 인사에도 관여하지 않았으며 사무처 직원에 대한 인사 협의는 의장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 의회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근무평가의 제도적 맹점 등을 보완해 줄 것을 요구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도지사와 의회의장의 이같은 대립각으로 의회 사무처 직원들 조차 불안해 하고 있다. 혹시 앞으로 있을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집행부 공무원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도지사와 의장의 갈등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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