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정으로 산다

부부는 정으로 산다
법이나 도리로 사는 부부라면 서로 고통이니 일찍 팔자를 고치는 게 낫겠다. 눈이 맞아 배꼽도 맞추고 고운 정 미운 정 다 들어 살면, 서로 닮아 미움도, 사랑도 다 그게 그것처럼 여겨진다. 육체의 정이 다하면 마음의 정으로 살게 되니 해로동혈이 가능한 것이다.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가운데 토막을 허리토막으로 생각하기가 쉬운데 실상 성기를 의미한다. 색계(色界)를 초월한 부처의 성기는 늘 안온하게 붙어 있을 것이다. 인품이 매우 후덕스러운 사람을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다고 한다. 성기에 한정한다면 어떠한 자극에도 아랑곳 않는 상태를 말한다.

기우제 날 돈 생원 모가지 꼴
'기우제 날 돼지 신세'라는 말과 같은 뜻. 사지에서 힘을 쭈욱 빼내고 겁에 질려 환창이 드러난 눈알을 위로 치뜨면서 신가가 중얼거렸다. 신가 여편네가 방구석에서 떨고 섰는데 언제 소리를 지를지 몰라, 길산이가 오금을 박아 놓는다. "짹짹 소리 했단 봐라, 네 서방의 모가지는 기우제 날 돈(豚)생원 꼴이 될 터이다. 이불을 내려라. 어섯!"
(황석영의 '장길산')

기운 세다고 황소가 왕 노릇 할까
기운만 가지고는 최고 권위자가 될 수 없고, 지혜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야, 이놈아, 돈이면 다 아니다. 잘 먹어 기운 시다고 이러면 죄받는다. 기운 시다고 소가 왕노릇 하는 것 봤냐? 너 아부지가 그리 못됐으면 너라도 사람이 좀 돼야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더니 어찌 그리 부전자전이냐.…"
(강준희의 '그리운 보릿고개')

긴 병에 효자 없다
무슨 일이나 오래 끌면 긴장감이 느슨해져 조금씩 소홀하게 된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긴 병에 효자 없다구 말야. 나는 언제까지 저 몸서리 쳐지는 상관을 봐야 하구 저 냥반은 언제꺼정 저 짓을 반복해야 하는지 모르겠네. 도대체 인간의 눈초리가 저처럼 무섭게 보일 때가 있나? 정말 살인을 하러 덤비는 순간의 눈초리도 저렇게 무섭진 않을 거다." (유주현의 '신의 눈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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