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강일ㆍ제2사회부장


▲ 강일ㆍ제2사회부장
과거 신문에서 제일 재미없는 면을 고르라고 하면 기관장이나 주요인사의 행사참석을 알려주는 '동정(動靜)' 일 것이다.

신문기자한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동정을 달리 구성하라고 하면 딱히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신문의 동정면은 과거 기관장의 인물사진과 함께 기관장의 움직임이 게재된다. 게재 이유는 기관장의 움직임이 해당 시·도의 행사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많이 달라졌다. 기관장의 인물사진과 움직임을 알려주는 동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기관장의 동정은 예고성 기사로 대체되고 있다.

또 학교나 사회단체의 장(長)들이 가끔씩 등장한다. 그래도 기관장만 나오는 동정보다는 새롭다.

또 행사사진과 행사의 주요내용이 대신한다. 기관장에 맞추던 포커스를 행사로 방향전환을 했다.

과거 동정을 게재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절대로 부단체장은 등장하지 않았다. 동정면을 조금 새롭게 바꿀 요량으로 기관이나 단체에 부단체장의 동정을 요구하면 펄쩍 뛰었다. "단체장이 계신데 어떻게 부(副)자가 동정면에 낄수 있느냐"는 취지였다. 설득과 협박(?)을 해도 소용 없었다.

또 재미없는 것이 있다. 소위 단체장의 취임 1주를 맞이한 인터뷰나 대담 등이다. 기자나 자치단체의 입장에서는 절대 빠뜨릴 수 없는 것이나 독자의 입장에선 '그 밥에 그 나물'이다.

게재된 기사는 자치단체장의 취임후 업적이나 성과물에 맞춰져 있다. 그나마 재미있게 쓰면 다행이다. "취임후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라는 질문과 함께 xx개발, oo착공이라는 단어와 함께 숫자가 나열된 공적서가 펼쳐진다.

그럼에도 기자들은 이를 놓쳐서는 안되는 업무중의 하나로 여긴다. 자치단체도 취임 1주년 등과 같은 보도를 절대 간과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공직의 변화 또한 흥미 있다. 부단체장이 감히(?) 동정에 등장했다.

물론 모든 단체의 부단체장이 동정에 등장한 것은 아니다. 아직은 스스로를 낮추고 동정에 등장하길 꺼려하는 곳이 대다수다. 그럼에도 부단체장의 동정 등장은 아주 새롭다. 현대는 바쁜 시대이고 행사도 많고 하니까 부단체장의 움직임도 시·도민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한술 더 떠 부단체장의 '취임 100일'을 맞이한 업적기사도 등장했다. 재미없는 면을 만드는데 과거 단체장에서 부단체장도 가세한 느낌이다. 아니면 자기 pr을 하고 싶었던 것일 게다.

고무적인 일이 있다. 청주시는 최근 동사무소를 통한 '미담'이나 '화제'와 관련한 자료를 많이 제공한다.

어려운 이웃에게 매월 한번씩 자장면을 무료로 대접해주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 독거노인을 방문에 집안 청소나 목욕 등을 시켜주는 봉사 활동회 등등이다.

작은 면을 할애 할지라도 독자를 향한 신문의 소임이라 여겨진다. 이 또한 과거에는 일선 동사무소에서 감히 시·구를 앞질러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던 행태다.

변화된 '자기 pr' 방식에 격세지감이다. 그럼에도 재미없는 것과 재미있는 것의 차이는 있다. 또 지야해야 될 것과 지향해야 될 것의 차이도 있다.

'자기 pr'의 시대이나 구태(舊態)로 여겨지는 것이 확산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반면 아름다운 미담의 pr은 더 확산되어야 한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