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임신을 경험했던 여성의 10명중 4명 정도는 자연유산을 한 번씩 경험할 정도로 임신 중에 자연적으로 유산이 되는 경우는 의외로 많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임신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로 상당히 임신초기에 마치 월경을 하는 것처럼 유산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임신 진단을 받고 예쁜 아가를 맞을 기대에 부풀어 있다가 자연유산이 되는 경우 부부가 겪는 정신적 충격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심한 고통이다.

더군다나 습관성 유산으로 고생하는 부부가 겪는 육체적, 정신적 고통은 당해보지 않고서는 말로 표현하기 조차 힘들 것이다.

습관성 유산이란 출산 여부에 관계없이 자연유산이 연속으로 2회 이상 반복되거나, 임신 중반 이전에 총 3회 이상 자연유산을 경험하는 경우를 말한다.

임신 중반 이전에 생기는 자연유산의 빈도는 전체 임신의 약 15-20% 이며, 습관성 유산의 빈도는 전체 임신의 약 1~3% 정도이다.

습관성 유산을 초래하는 원인은 태아나 부모의 염색체 이상, 자궁의 해부학적 이상, 호르몬 이상, 면역학적 이상으로 크게 분류할 수 있으며 그 외 감염이나 대사 장애, 약물복용, 방사선 노출, 유해물질 노출, 스트레스. 영양결핍, 만성질환 등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까지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으며, 현재까지는 밝히기 힘든 면역학적인 요인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습관성 유산의 치료방법으로는 염색체 이상으로 인한 자연유산의 경우 최근에는 분자세포학의 발달로 수정란 단계에서 유전병 진단을 하여 정상 수정란을 골라 이식하여 자연유산을 방지하기도 한다.

선천성 자궁기형이 있는 경우 자연유산을 초래하기 때문에 초음파검사나 자궁난관 조영술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임신초기에 호르몬의 생성에 장애가 있거나 부적절한 반응으로 착상과 임신유지에 장애를 초래하는 경우가 있는데 습관성 유산 환자에서 이런 빈도가 높으며 임신초기에 프로게스테론 투여가 도움 된다.

또한 당뇨병과 갑상선 기능저하증도 반복 유산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임신 전에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태아와 모체의 면역 반응에 이상이 있어 습관성 유산을 초래 할 수 있는데 혈액검사로 면역학적 이상을 확인한다. 임신 중 산도의 염증은 임신 초반에 자연유산 뿐 아니라 태아 발육장애 및 조기 양막파수, 조산을 초래하기도 한다. 병원균 배양검사를 통하여 적절한 항생제 요법이 필요하다.

습관성 유산의 진단 및 치료 시기는 매우 중요하며 적어도 임신진단 이후 2회 이상의 자연 유산을 경험했거나, 35세 이상의 노령 임부, 그리고 불임증과 동반된 습관성 유산 부부는 우선적으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습관성 유산을 경험하는 여성은 절대로 좌절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며 부부가 함께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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