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중국에 역전패했다.

김정훈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23일 중국 충칭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08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 최종전에서 지윤남이 전반 선제골을 뽑아냈지만 전반 막판 주팅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후반 왕둥과 하오준민에게 연속골을 허용, 개최국 중국에 1-3으로 졌다.

일본, 한국과 각각 1-1로 비긴 북한은 이로써 2무1패(승점2)로 대회를 마감했다.

중국은 한국, 일본에 연패한 뒤 3차전에서 뒤늦은 승리를 챙겼다.

북한은 남북대결에서 타박상을 당한 재일교포 3세 공격수 정대세가 선발 원톱으로 나왔고 문인국이 공격진에 배치됐지만 1, 2차전에 나왔던 박남철은 빠졌다. k-리거 안영학이 중원에서 뒤를 받쳤다.

중국은 취보, 주팅 투톱이 그대로 나왔고 류젠, 두젠유가 공세를 거들었다.

전반 13분 코너킥에서 굴절된 볼이 류젠의 슈팅으로 연결돼 북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북한은 전반 20분 측면에서 한성철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려준 것 외에 이렇다할 공세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한층 강해진 북한의 골 결정력은 대단했다. 전반 35분 북한의 선제골이 터졌다.

정대세가 오른쪽 측면 빈 공간을 보고 옆으로 전개하는 패스를 찔러주자 선발로 처음 나온 지윤남이 볼을 잡았다.

지윤남은 중국 왼쪽 수비수 순시앙을 섀도 모션으로 제쳐낸 뒤 통렬한 왼발 슛으로 네트를 갈랐다.

이후 안방에서 연패에 빠진 중국이 힘을 냈다.

전반 46분 취보가 골키퍼와 맞서다 옆으로 빼준 볼을 주팅이 가볍게 밀어넣어 동점골을 뽑았다.

기세가 오른 중국은 후반 10분 왕둥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왼발 땅볼 슛으로 다시 골문을 뚫어 역전에 성공했다.

반격에 나선 북한은 후반 31분 문인국이 골키퍼와 맞섰지만 마무리 슛이 빗맞고 38분 정대세의 슬라이딩 터닝슛까지 골키퍼에 막혀 아까운 패배를 안았다.

중국은 후반 43분 하오준민이 프리킥 골을 뿜어내 쐐기를 박았다.

북한은 1982년 승리 이후 중국과 맞대결에서 2무5패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북한은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정대세라는 아시아 정상급 스타 공격수의 존재를 알렸고 한국, 일본과 연속 무승부로 결코 만만찮은 전력을 갖고 있음을 입증했다.

<23일 오후 중국 충칭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 동아시아 선수권대회 북한-중국전에서 정대세가 슛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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