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플레이 vs 생떼 쓰기‥책임공방 치열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아동 관련 시설 등을 찾는 등 대선 행보를 계속했다.

전날 내홍 봉합을 위한 '4인 회동'에서 경선 룰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오히려 대립이 격화된 두 주자는 이날이 어린이날임을 감안해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양측 캠프는 전날 회동의 충돌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면서 공세의 고삐를 이어갔다.

양측이 이처럼 또 다시 날선 대치를 재개함에 따라 한나라당 내분 사태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 박근혜 = 오후 천안의 불우아동 복지시설인 '익선원'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아이들과 함께 오락 행사와 대화의 시간 등을 가졌다.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 어른들에게도 곱고 맑고 깨끗한 눈망울에 들어있는 어린 아이들의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마음이 있다면 우리는 그 마음에 무엇을 심어줄 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그는 또 어린이들에게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한다면 언젠가는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그는 오전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레지오마리에 대전교구 80주년 기념 복음화대회'에 참석한데 이어 천안 시내 한 음식점에서 대전.천안 지역 당협위원장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그러나 측근들은 이 전 시장이 앞에서는 화합을 내세우면서 뒤에서는 경선 룰을 바꾸려는 '이중 플레이'를 계속하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경선 룰을 유리하게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겉으로는 웃으며 사진만 찍자고 하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것이고 더 큰 분란의 불씨를 키우는 것"이라며 이 전 시장이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누구나 모두 공감할 원칙만 고수한다면 당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얼마든지 노력하겠다는 것이 박 전 대표의 입장"이라며 `경선 룰 원칙 고수'를 재차 강조했다.

김재원 의원은 "지금까지 분란을 일으킨 것이 이 전 시장 쪽인데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면 안 된다"면서 "박 전 대표로선 원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는 동시에 경선 룰을 갖고 당내에 새로운 분란을 조장하는 행위는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연합뉴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