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움의 대명사
우리나라는 이미 삼국시대에 천연섬유를 수확하고 방추차를 이용하여 직조하게 되므로서 선사시대의 원시적 직조방법에서 벗어나 섬유의 인위적 생산이 시작됐다.
여러 종류의 직물이 일찍부터 짜여졌으며 명주, 삼베, 모시는 귀중한 직물원료가 됐고 여자들의 길쌈은 농가의 식량생산 다음으로 중요한 직조 생산이었다.
직물이란 날실과 씨실이 서로 교차하여 짜여진 천을 말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옷감은 칡이나 마로 짰으며, 견직물에 이어 삼국시대에 모시가 사용됐다. 무명은 고려시대 중국의 원(元)나라로부터 목화씨가 들어와 짜여졌다.
처음의 직물은 추위와 더위를 막고 치부를 가리는 정도의 단순한 용도로만 사용되었으나 지혜가 발달되면서 옷은 장식미를 쫓아 여러 가지 염색 방법이 개발됐다.
이러한 직물 가운데 부드러움과 넉넉함을 주는 명주에 대해 알아보자!
예전엔 번데기는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하여 어린아이들의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해 주던 영양식품이기도 하였다.
이 번데기는 누에라는 곤충의 번데기인데, 뽕나무를 채취하여 뽕잎에 누에를 올리면 누에가 이 뽕잎을 먹고 자라서 누에고치가 된다. 이 고치를 삶으면서 뽑아낸 올로 실을 만들고 그 실을 베틀에 걸어서 짜낸 것이 바로 명주이다.
명주(絹)는 누에고치를 끓는 물에 넣고 실 끝을 풀어 자새, 왕챙이 등으로 실을 만든다. 이때 한 개의 고치에서 600∼800m의 실이 나온다.
이 실은 날실을 날고 베매기로 풀을 먹여 도투마리에 감아 베틀에 올려 잉아실을 걸고 날실 끝을 말코에 맨다.
그런 후 베틀에 앉아 베틀신을 신고 발을 앞뒤로 움직여 날실을 벌리고 북속의 씨실꾸리에서 씨실을 넣고 바디로 치면 명주가 짜여진다. 명주의 너비는 35∼40㎝ 내외이며, 한 필의 길이는 20m 정도이다.
명주실은 천연섬유중에서 유일한 장섬유(filament fiber)이므로 실뽑기 과정이나 작업용구등이 다른 직물에 비해 간단하고 시간도 적게 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명주는 우리 선조들이 사용한 대표적인 동물성 섬유로 옷을 지어 입으면 가볍고 따듯하며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 매우 좋은 직물이다.
그러나 화학섬유가 등장하면서 다른 전통 섬유와 함께 설자리를 잃고 점차 사라져 이제는 그 명맥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화학섬유는 정전기를 발생시키고 피부와 잦은 접촉으로 피부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요즘에 와서는 다시 전통 섬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명주는 천연섬유이기 때문에 피부가 민감한 사람, 특히 알레르기성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옷감으로 특히 잠옷을 해 입으면 피부 질환의 치료를 위해 매우 좋은 것이라 한다.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