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시각] 박근주ㆍ편집국 정경부차장

▲박근주ㆍ편집국 정경부차장
청와대 이병완 정무특보가 지난 주 청주상공회의소가 주최한 '한·미fta 타결과 지역경제'라는 주제의 초청 간담회에서 관련 정책 설명과 함께 충북의 경제현안을 청취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지역 경제계 인사들은 아직 정부에서 한·미 fta 관련 각 부문별 구체적 협상 내용이나 대응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지역에 직간접적으로 가져올 효과 등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로 인해 청와대 정무특보의 한마디 한마디를 귀담아 듣는 분위기였다.

이는 이 특보가 참여정부의 정권 인수팀에 참여한 이후 줄곧 권력의 핵심에서 떠나지 않았고 경제부 기자로서 오랫동안 활동한 이력 등을 통해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라는 기대와 그의 발언이 향후 정책에 반영될 비중이 높을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특보는 참여정부 내내 노무현대통령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이러한 기대는 컸다. 한·미 fta 체결에 관한 사항은 이미 여야가 쌍수를 들어 환영한 바 있어 현 정부의 구상이 여야가 바뀌어도 다음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수용된다는 점도 참석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이날 간담회 주제는 한·미 fta 체결이후 정부 대응방법과 지역의 경제 현안이였다. 그러나 이 특보의 설명 내용은 처음부터 기대했던 것과 많이 빗나갔다.

이 특보는 참여정부가 10개월정도 남았다고 운을 뗀 뒤 '경제정책 실패'는 그동안 언론의 오해였다는 점을 부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무역규모가 4년만에 2배이상 성장했다는 수치을 시작으로 4년 연속 무역 흑자시대 유지, 주가지수 2배 이상 성장(97년과 비교), 외환보유고 6배이상(97년과 비교) 등을 열거했다.

그 가운데서 충청권과 연결해 행정복합도시 이전 치적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군사정권도 계획만 세워놓고 수도권의 기득권에 밀려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것을 참여정부가 기틀을 놓아 올해 첫삽을 뜬다고 역설했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한 최대의 정책적 성공이었다는 스스로의 평가였다.

이 특보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경제인들에게 본인이 주장하는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다는 참여정부의 공적'을 선전하는 것은 물론 행정수도 이전 치적을 통해 충청권의 민심을 다시 한번 다졌다.

한·미 fta와 후속대책 그리고 지역경제 파급효과에 대한 충고를 들으려던 지역 경제인의 기대는 무너졌다.

청주 상의의 지역 현안 건의 문제도 건성으로 넘어갔다.

당초 지역 경제 현안과 관련한 사항을 지역내 경제 단체별로 추출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했으나 행사 준비가 급조 됐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 예방을 위해서였는지 농민단체 관계자는 없고 대신 관련없는 운수업자의 명단이 들어가는 불합리함이 노출됐다.

특히 이 특보가 충북을 위해서도 뭔가 도와 줄 것이 없느냐는 뜻으로 "선물 좀 주세요"라고 두 세차례나 언급해 충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준비가 없었는지 건의문 한장 전달하지 못했다. 대신 이태호회장은 나중에 모아서 하겠다고 넘어갔다.

참석자의 구두 건의 내용 가운데 충북신보는 이미 전국 16개 시도와 똑같은 안건이고, 부동산 규제 해제 문제도 마찬가지였다.

청주공항과 관련된 도로 확충을 해달라는 건의만 긍정적인 검토를 하겠다는 대답을 받았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대했던 청와대 관계자의 한·미fta에 대한 구체적 설명도 듣지 못하고, 지역경제 현안도 건의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을 감수해야 했다. 청주 상의가 참석자도 잘못 파악해서 이 특보의 옆의 주요 인사 자리는 비어있었다.

청주상의는 이 특보가 선물달라는 의미를 잘 몰라서 인지 아니면 미리 준비해 놨던 것인지 커다란 박스에 포장된 '선물'만을 전달했다.

도세가 약한 충북의 수부도시 청주상공회의소가 앞으로도 이렇게 허술한 회의를 계속하는 한 임의단체 전락이후가 궁금하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