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출산이라는 엄청난 일을 준비하는 여성들을 위해 오래 전부터 여러 가지 운동법들이 전해져왔고, 이러한 훈련 방법들은 점점 더 대중화되었고 요즘 대부분의 임산부들은 이러한 운동법에 관심을 갖고 있다.

임산부의 육체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운동법들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휴식과 좋은 호흡법 없이는 어떤 운동도 소용이 없으므로 운동과 함께 바른 호흡법을 병행하며, 중간 중간 알차고 달콤한 휴식을 충분히 즐기기 바란다. 이러한 휴식에 의한 이완은 임산부 운동 시 무척이나 중요할 뿐만 아니라, 분만 시 무엇보다도 요구되는 훈련법이기 때문이다.

임신 기간 중의 운동은 임신으로 인해 증가된 무게에 견딜 수 있도록 반듯하고 바른 모습을 지닐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까지 지녀온 자세 습관에 관계없이 몸을 바로 배열시켜야 골격과 관절을 보호할 수 있고 근육의 뭉침을 방지할 수 있다. 배가 나오고 체중이 무거워지면 배를 더욱 내밀고 등을 뒤로 젖히는 자세가 되기 쉬운데, 이러한 자세는 골반을 기울게 만들고 요추에 무리가 가게 한다.

우리는 대체로 자신의 자세가 나쁘다는 것을 잘 알아채지 못하다가 어디가 쑤신다거나 아파야 신경을 쓰게 되는데, 임신을 하게 되면 그 동안의 나쁜 자세로 말미암아 증세가 더욱 빠르게 나타난다. 또한 임신이 진행됨에 따라 무게중심이 앞으로 향하게 되므로 좋은 자세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더구나 근육이 제대로 받쳐줄 힘을 갖지 못한 경우 느슨해진 관절은 과다한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

복부 근육을 강화하고 탄력 있게 만들어주면 자라나는 뱃속의 태아와 골반 조직을 잘 보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태아에게 적절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운동이 부족하거나 복벽이 느슨해지면 대장의 운동도 저하되어 뱃속에 가스가 차고 변비가 생기기 쉽다. 항문 괄약근운동 같은 꾸준한 골반저 운동은 변비뿐만 아니라 자궁 조직의 혈액 순환에도 도움을 주며, 분만 후의 회음부의 회복 및 요실금예방에도 효과적이다. 강화운동 뿐만 아니라 긴장을 푸는 휴식과 이완 기술은 임신기간 뿐만 아니라 분만 시에도 큰 도움을 준다.

좋은 호흡습관 또한 반드시 병행되어야만 한다. 이것은 엄마와 아기에게 풍부한 산소를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천천히 깊이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좀 더 길게 뱉어낸다. 이러한 숨쉬기 습관은 이완 시에도 부드러운 리듬감을 주어 긴장이 더 잘 풀릴 수 있도록 돕는다. 걷기는 우리 인간이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면서 인체에 매우 유익한 운동이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밝은 햇볕을 쬐며 걸으면 실제적으로 우리 몸속 호르몬의 화학작용을 도와 기분을 좋게 한다. 걷기와 함께 수중운동은 임산부에게 무척 좋은 운동이다. 물속에서의 운동은 증가된 체중에 의한 부담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혈액순환을 좋게 하여 부종에 의한 통증을 예방 및 치료하는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근력 및 지구력과 유연성을 기르고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며 좋은 자세를 갖게끔 도와줄 뿐만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을 방출하게끔 한다. 이러한 호르몬은 탯줄을 통해 우리 태아에게 전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스키, 스케이트, 자전거타기, 뛰는 운동 등은 삼가는 것이 좋고, 누워 있다가 갑자기 서는 경우는 기립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고, 만삭에 가까워지면 똑바로 눕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과거 3회 이상의 자연유산의 경험이 있는 경우, 양막파수가 된 경우, 과거에 조산한 경험이 있는 경우, 쌍태아 임신, 자궁경부 무력증, 임신후반부에 질출혈이 있는 경우, 심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운동이 금기시 되고, 고혈압, 빈혈 또는 혈액질환, 갑상선질환, 당뇨, 심부정맥, 자궁내 태아 발육지연, 임신기간 중 출혈의 경험이 있는 경우, 심한 비만이나 저체중이 있는 경우는 담당 산부인과의 상의를 하는 것이 좋겠다.
/ 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