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과 어지럼증은 자주 나타나는 증상으로 누구나 한두 번쯤 고생한다. 오늘은 머리병 중에서 두통과 어지럼증처럼 흔하지는 않으나 간혹 보이는 병증에 대하여 살펴보겠다.
이목구비와 눈썹 주위가 마비되어 감각이 없으며, 머리가 무겁거나 어지럽고 두피가 뻣뻣해지며, 입과 혀의 감각이 없어 음식 맛을 모르며, 귀가 먹거나 눈이 아프거나 눈썹 주위가 상하로 당기면서 아프며, 코가 민감해져 향내는 더욱 향기롭고 악취는 더욱 심하게 느껴지며, 단지 하품만 하여도 어지러운 증상을 두풍증(頭風證)이라 하는데 어지럼증과 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평소 담음이 있거나 머리를 감고 찬바람을 쐬거나 누워서 바람에 쏘이는 것이 오래되면 적풍(賊風)이 뇌와 목덜미로 들어가 발병한다. 음식이나 수면생활이 불규칙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거나 저녁이나 밤에 음식을 탐하는 사람에게도 쉽게 발병한다. 이러한 병증이 나타나면 먼저 스트레스, 음식, 수면, 목욕생활 등을 돌아보고 잘못된 습관을 고쳐야한다. 두풍증은 머리병의 우두머리로 병의 양태가 다양하게 변할 수 있으므로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목덜미와 등이 시리면서 특히 뒤통수 부위가 매우 차가운 병증을 뇌풍증(腦風證)이라 하는데 바람이 목덜미를 통하여 뇌에 침입하여 발병한다. 목덜미 윗부분에 풍부(風府)라는 혈은 바람이 통하는 길목이므로 차가운 바람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머플러나 스카프로 감싸는 것이 좋다.
머리와 얼굴에 땀이 많이 나면서 바람을 싫어하며 바람 불기 하루 전날에는 병이 심하여 출입을 못하다가 막상 바람이 불면 병이 조금 나은듯한 병증을 수풍증(首風證)이라 한다. 머리를 감은 후 바람에 상하여 발병한 것으로 머리를 감거나 목욕만 하면 어지럽거나 두통이 생기는 것도 같은 병증이다.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면서 머리를 자주 흔드는 사람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 한마디 하고나서는 머리를 습관적으로 흔드는데 본인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다. 이를 풍두선(風頭旋)이라 하는데, 간풍(肝風)이 성한 증상이다. 이미 간풍이 성하여 중풍이나 다른 풍병이 걸리기 쉽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급히 치료해야 한다.
머리에 비듬이 많은 것은 풍열로 인하여 폐가 힘들어 하기 때문이다. 비듬 자체도 병이지만 폐기 손상으로 인하여 다른 질병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즉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비듬뿐만 아니라 가렵고 딱지도 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두창(頭瘡)이라 하며 풍열이 심해진 것이니 폐와 신을 함께 다스려야 한다.
머리뼈가 뇌를 전부 봉합하지 못한 어린이가 있는데 이를 해로라고 하며 신기(腎氣)가 부족하여 발병한다. 방치하면 아이가 성장하는데 커다란 장애가 되므로 급히 치료하여야 한다. 신기를 돋우는 처방을 꾸준히 쓰면 머리뼈가 닫히고 아이도 제대로 성장하게 된다.
머리 한가운데가 봉긋이 솟아나는 어린아이가 있다. 이를 신전이라 하는데, 어린이가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하였거나, 한기나 열기가 비(脾)에 승하여 그 기운이 위로 올랐거나, 간기(肝氣)가 성하여 풍열이 번갈아 치받아 머리 위가 솟는데 이런 아이는 머리에 땀이 나며 모발이 누렇고 짧은 것이 특징이다. 한기가 치받은 때는 솟은 부분이 딱딱하고 열기가 치받은 경우에는 솟은 부분이 부드럽다. 급히 풍열을 사하거나 간기(肝氣)를 사하여 아이의 성장에 이상이 없도록 해야 한다.
뇌에 조직적 병변이 발병하였다고 억지로 뇌를 열고 제거하는 것은 여름 장마에 버섯이 많이 자랐다고 버섯을 꾸짖는 것과 같이 우매한 일이다. 체질과 병증에 따라 원인을 제대로 밝혀야 근본을 치료할 수 있다.
/ 예올 한의원 원장 박성규
- 기자명 박성규
- 입력 2008.03.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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