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열린우리당 '와해' 직전 상황 심경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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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ㆍ김근태 전의장 탈당 강도높게 비판
노무현 대통령은 7일 '정치인 노무현의 좌절'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열린우리당의 정치상황에 대한 심경을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이 오랫동안 흔들리고 표류하더니 이제는 와해 직전의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지금처럼 절박한 때가 없다.
지난해 가을 지지율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졌다는 잘못된 언론보도가 나온 적이 있었지만, 그때도 이처럼 절망적이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노무현'이 아니라 '정치인 노무현'의 정치 역정에서 일관됐다는 정치적 소망을 상기시켰다.
"87년 통일민주당의 분열과 90년 3당 합당으로 일그러져버린 한국의 정당구도, 그 이후 지금껏 한마음으로 매달려왔던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 이것이 '정치인 노무현'의 간절한 소망이었다"고 강조하면서 "이 소망은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나타났다"고 술회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사람들의 결단은 정치생명을 건 역사적 결단", "85년 2·12 총선을 앞두고 한 신민당 창당이래 없었던 결단", "'동원비 없이 치러진 전당대회'라는 우리 정치의 역사를 새로 써야 할 혁명적 사건"이라고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역사의 대의에 기초한 결단이었고, 우리 정치의 새로운 희망이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당내 사정을 거론하며 "열린우리당이 다시 표류하고 있으니 정치인 노무현의 꿈이 다시 표류하고 있다"며 나아가 "역사의 대의도 표류하고 있다"고 실망감을 금치 못했다.
그러면서 당 해체, 탈당을 주장하는 정동영,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최근 처신에 대해 "구태정치"라고 강도높게 비판하며 "당을 살릴 가망이 없어 노력할 가치도 없다 싶으면 그냥 당을 나가면 될 일"이라고 촉구하고, 나아가 "정말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고 생각한다면 깨끗하게 정치를 그만두라"고 매섭게 추궁했다.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향후 진로에 대해 "지도부가 당의 공론을 모아 질서있게 추진하는 통합"을 강조하면서 그런 방식으로 추진되는 어떤 통합이라도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주의 연대 정치, 지역연대 통합론을 의식한 듯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는 나라 정치를 망친다"고 전제한 뒤 "지역정치는 호남의 소외를 고착시킬 것이고, 호남-충청이 연합하면 이길 수 있다는 지역주의 연합론은 환상"이라며 "상대가 분열하지 않는 한 호남-충청의 지역주의 연합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열린우리당의 창당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정도"라고 강조했고, 청와대는 노 대통령의 이 글에 지난 2003년 11월11일의 열린우리당 창당선언문을 첨부해서 자료로 게재했다.
다음은 청와대가 전한 노 대통령의 공식입장을 문답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 열린우리당 통합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입장은.
△ 우리당이 공론을 모아 추진하는 질서있는 통합노력은 일관되게 지지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첫째,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통합이라는 창당정신이 소중하며 지역구도로의 회귀에 반대한다는 게 개인적 소신이며 둘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이 지도부를 중심으로 공론을 모아 질서있는 통합을 추진한다면 어떠한 통합이든 지지한다. 셋째, 다만무원칙하고 무책임한 당의 해체나 와해에 반대한다.
- 정 전의장과의 회동에서 '복당'을 언급한 사실이 있는가.
△ 정 전의장이 탈당의사를 밝히자 만류하면서 나온 얘기다. 만약 당이 와해하는상황이 온다면 당의 정체성과 창당정신을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을 표출한 것이다. 당이 변화든 통합이든, 정상적인 과정을 거치는 한 복당할 의사도, 계획도 없다.
-노 대통령이 당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주장도 있다.
△ 대통령이 부당하게 당내 선거나 대선에 개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런 주장은 무원칙하게 당을 해체하거나 와해시키고,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알리바이'를 위해 만들어 낸 것이다.
대통령은 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없고, 부당하게 선거에 관여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다만 심정적 지지를 말한다면 우리당의 민주적이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서 선출된 후보를 지지하고 성원한다.
정상적인 과정을 통해 통합신당이 만들어진다면 거기서 선출된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후보 단일화를 통해 새로운 후보를 선출한다면, 그 과정에서 선출된 후보를 지지할 것이다.
민주주의 원칙과 절차에 따라 선출된 후보가 바로 이른바 '노심(盧心)'이다.
충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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