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잊혀져 가는 풍경 ⑬

고향 청주서 부르는 '노래사랑'


"염주 한알 생에 번뇌 염주 두알 사에 번뇌, 백팔염주 마디마다 님의 모습 담겼으니,낭랑한 목탁소리 님에게 드리울 제 풍경소리 허공에 울려 퍼지네 ∼."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장발에 나팔바지를 입고 다녔던 1970~80년대. 당시 젊은 세대들에게 익숙한 노래다. 지난 1978년 대학가요제 입상곡 '백팔번뇌'라면 그때 그 시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최현군'하면 요즘 세대들은 모르지만 당시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이별을 주제로 하던 때 충북 청원군 부강이 고향인 최현군씨(52)가 당시 파격적인 곡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백팔번뇌'라는 불교적 의미의 곡을 갖고 지난 1978년 제2회 mbc 대학가요제에서 입상했다.

그는 세월이 흘렀어도 각진 안경과 머리가 살짝 벗겼진 헤어스타일만 빼고는 예전 그대로다. 꽤 나이가 들었는데도 젊은 시절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최씨는 당시 유망주로 불리울 만큼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대학가요제에 함께 출전한 심수봉과 함께 스플릿 앨범(2인1조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군입대를 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병역의 의무를 마치고 다시 앨범을 출시하려 했지만 당시 음악의 풍토가 자신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청주의 인근 충남 연군기 조치원에 음악학원을 차렸다.

그는 음악학원을 운영하면서 지금의 부인 김은수씨(44)를 만났고, 현재는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부인과 함께 음악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당시 함께 노래했던 친구들이 유명해지고 방송으로 음악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부럽지 않는냐는 질문에 그는 "난 지금이 더 행복하다. 내 인생에 있어 해 볼 것은 다해 봤다.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도 가르쳐 봤고, 지금은 학원을 운영하면서 후배들을 양성하고 가르치고 있다"면서 "아마도 그 친구들이 나를 더 부러워 할 것"이라며 빙그레 웃었다. /정태희기자
<사진설명=제2회 mbc 대학가요제 출신 최현군씨(52)가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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