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5월 9일

정치권이 어지럽다. 당 해체와 사수 논쟁, 대선 후보 경선 룰 줄다리기, 탈당 후 창당에 이은 통합 주장 등 대선을 앞두고 정파 간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집권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은 '탈당파'와 '사수파' 로 나뉘어 서로에게 막말을 퍼부으며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까지 싸움에 가세하는 양상이어서 더욱 꼴불견이다.

그런가 하면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두 유력 대선주자는 경선 룰을 둘러싸고 곧 갈라설 것처럼 각을 세우고 있다.

지도부마저 갈피를 못 잡고 우왕좌왕이다. 또 열린우리당을 뛰쳐나온 일부 의원들은 '중도개혁통합신당'을 창당하고는 '대통합' 운운하고 있다.

당을 깨자고 나와서는 '통합'을 얘기하는 그 뻔뻔스러움이 놀랍다. 3류 저질 코미디가 이보다 더할까.

먼저 열린우리당을 보자. 김근태·정동영 전 의장은 최근 당의 해체를 요구하며 집단 탈당을 예고했다. 둘은 노 정권에서 당의장과 장관 등 속된 말로 '단물'을 먹은 사람들이다.

당 해체 주장은 당과 대통령의 지지도가 추락했다고 해서 자신들만 살겠다고 등을 돌리는 꼴이다. 볼썽사납다.

그렇다고 노 대통령이 이들에게 "당을 해체해야 할 정도로 잘못했다면 정치를 그만두라"고 한 것도 좋아 보이진 않는다.

당에 대한 애착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하지만 신중하지 못한 언행이다. 대선 개입 의도가 엿보인다는 비판도 있다. 경계해야 한다.

한나라당의 내홍도 그 도가 지나치다. 이·박 두 주자측은 하루가 멀다 하고 상대방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경선 룰을 둘러싸고는 마치 죽기 살기로 싸우는 꼴이다.

경선 룰 하나 제대로 합의하지 못한다면 대선 주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게 아닌가. 자질부족이 의심스럽다. 싸움으로 날을 새려면 이쯤에서 갈라서는 것도 한 방법이다.

'통합신당'의 행보도 황당하다. 통합신당은 민주당과의 당 대 당 통합 협상에 나서는 등 통합을 위해 전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과의 통합은 '도로 민주당'이다.

그게 무슨 '대통합'인가. 국고보조금을 노린 얄팍한 술수 아닌가.

지금 정치판에는 국민이 없다. '현실정치에 정치도의란 없다'고 하지만 해도 너무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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