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재생에너지 밸리 '힘찬 도약'

농촌과 도시가 공존하는 곳이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인삼재배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가 상생(相生)의 손을 맞잡았고 튼실한 울타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작지만 세계 최고의 친환경 첨단산업 이라는 도전장을 내민 곳, 충북 증평산업단지를 찾았다. /편집자 주

증평군 미암리310-12 일원의 증평산업단지. 510번 지방도와 34번 지방도가 교차하는 지점에 조성공사가 한창이다.

한켠에서는 계약업체가 터파기 공사를, 다른 한켠에서는 산단조성을 맡은 시공사가 도로진입로 확장, 폐수관로매설 등 기반공사에 열중하고 있다. 또 다른 한켠에서는 이미 공장을 준공한 기업들이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

증평산업단지는 이처럼 타지역 산업단지와 사뭇 다른 분위기다. 산단이 주거지역과 도심에서 일정정도 벗어난 여타 산단과는 달리 도심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단지 조성사업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업체들이 이미 기계반입을 마치고 시범생산에 들어가는 등 조성사업과 입주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증평산단은 68만213㎡ 규모로 민자 865억원과 국비 558억원 등 총 1423억원이 투입된다. 시공은 민간개발사업자인 (주)환경시설관리공사가 맡았으며 올해 말 완공 예정으로 현재 공정률 60%를 보이고 있다.

환경시설관리공단은 당초 사업부담을 느껴 여러가지 문제가 도출됐지만 2004년 코오롱의 인수로 지금은 사업진행이 순조롭다.

'신재생에너지산업의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야심 아래 조성되는 증평산단은 무엇보다 지리적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증평ic에서 5분 내외, 오창ic에서 15분 내외 거리이다 보니 기업은 물류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증평산업단지 전경.

증평산단의 입주기준은 아주 까다롭다. 소음과 진동이 없어야 하고 대기오염이나 수질·토양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업종은 전자정보통신(it)나 반도체산업(bt), 우주항공산업(st) 등에 국한된다. 군은 분양이 다소 더뎌지더라도 업종선택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 단호하다. 그 결과 현재 입주를 결정한 곳은 모두 무공해 친환경업체들이다.

증평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은 sk케미칼, 한국철강, 신성이엔지, 대림통상, 청호컴넷 등 모두 5곳. 2006년 12월 제일 먼저 입주계약을 체결한 곳은 sk케미칼. 이 기업은 산단 내 17만2600여㎡(5만22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하고 디스플레이 전자재료를 생산할 계획이다. 사업투자기간은 오는 201년까지로 총 사업비 1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케미칼은 증평을 해외수출의 전진기지로 삼고 사세확장에 전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기대를 모으고 있는 업체는 한국철강과 신성이엔지. 이들 업체는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증평에서 시작한다.

한국철강은 단지 내 10만여㎡(3만여평)를 마련하고 4500억원을 투입키로 했다. 지난해 5월 입주계약을 체결한 이후 같은해 8월 착공, 내달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철강은 태양막전지 모듈을 생산하면서 차세대 전지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성이엔지도 이곳에 7만여㎡(2만1400여평)을 확보, 태양광전지사업에 뛰어들기로 했다. 투자금액은 2000억 규모로 오는 5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오는 9월 제품을 본격적인 제품생산과 함께 보류했던 나머지 50% 생산시설 증축에 대해서도 올해 말까지 앞당겨 투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최근 수전금구업체인 대림통상과 금융자동화기기업체인 청호컴넷이 충북도와 mou를 체결하고 입주를 결정했다. 이들 업체의 투자금액은 각각 750억원과 250억원으로 입주시기는 2011년과 2010년이다.

나머지 3만2000여㎡(9700여평)에 대해서도 최근 대기업과의 물밑 입주협의가 이루어지고 있어 분양이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다.

각 지역마다 산단조성 이후 일정정도 시간이 경과하면 가장 고심하는 게 폐수처리 문제다. 산단은 계속 확장되고 결국 당초 계획했던 폐수처리장 용량이 초과돼 증설이 불가피하지만 추가적인 부지확보와 사업비 마련은 만만찮다.

하지만 증평산단은 이런 고민을 처음부터 해결하고 나간다. 연탄리 하수종말처리장(수질개선사업소)에 폐수종말시설을 증축하고 산단과 관로를연결해 폐수를 운반·처리할 예정이다. 1일 처리용량은 2500t으로 153억원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다 산단 근로자들의 쾌적한 생활을 위한 주차장, 지원시설, 보행자 전용도로 등이 마련되고 공원 2곳, 녹지비율을 법정기준의 2배 가까이 늘려 쾌적성을 강조했다.

군은 이와함께 증평산단 배후단지로 제2산단 조성을 계획 중이다. 증평산단에서 1.5㎞ 떨어진 도안면 노암리 일원 82만6000㎡에 부지를 마련하고 총사업비는 2011년까지 1300억원(민자 810억원, 국비 490억원)을 쏟아 부을 예정이다. 시공은 민간개발업자인 계룡건설이 맡았다.

유치업종은 it(정보통신)와 st(우주항공기술)으로 정했다. 군은 제2산단을 증평산단 입주기업의 협력업체들의 공간으로 구상 중이다. 오는 5월 산단 지구지정 승인을 거쳐 내년 9월 착공한 후 2010년 3월 분양할 계획이다.

<인터뷰> 윤경식 경제과 산업단지조성팀장

"발로뛰는 현장행정 실천 기업-공무원 相生도모"

"이른 새벽이었습니다. 일개 지방공무원이 찾아왔는데도 직접 나와 응접하는 기업인의 모습을 보면서 겸손하고 성실함을 느꼈습니다."
윤경식 경제과 산업단지조성팀장(46ㆍ사진)은 당시 자신을 따뜻하게 맞아준 한 기업인에게서 공무원이 갖춰야 할 덕목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지난해 3월 산단업무를 넘겨받은 이후 꼬박 1년이 지난 현재, 이날의 깨달음은 큰 보약이 되고 있다. 기업을 위해서라면 언제 어디라도 찾아가는 낮은 자세는 기업들이 증평을 찾아오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는 것이다.
윤 팀장은 매일같이 입주기업과 현장을 찾아다니며 애로점과 건의사항을 듣고 수첩에 빼곡하게 기록한다. "미처 깨닫지 못한 행정의 한계도 찾을 수 있고, 행정의 어려움을 기업인들에게 설득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 그가 피곤함 속에서도 현장을 찾게하는 이유다.
"군민들의 소득창출을 위해서는 산단조성이 불가피합니다. 하지만 업종을 가리지 않고 기업을 유치하다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행정기관이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일까? 증평군의 기업유치는 꽤나 까다로운 데도 기업들의 입주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it와 st를 중심으로 한 태양광전지산업의 전진기지로 거듭나는 21세기 증평이 그의 실천에서 피어나고 있다.

<주목할만한 기업>

■ 신성이엔지
신재생에너지는 태양광·풍력·지력 등 자연력을 직접 이용하거나 발생한 폐기물 등을 재사용해 얻기 때문에 화석연료의 유한성을 뛰어넘을 수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아예 없거나 최소화하는 장점도 있다. 차세대 발전 가능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경제' 핵심인 셈이다.
1977년 신성기업사로 설립된 신성이엔지(대표 이순구)는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뛰어든다. 증평산단에 공장을 설립하고 올 3분기부터 연간 50mw 규모의 태양전지를 생한할 예정이다. 2012년까지 생산규모를 4배로 늘려 연간 200mw의 태양전지를 양산하게 되며 2020년까지라인을 증설해나갈 전략이다.

■ sk케미칼
sk케미칼(대표 김창근)은 1966년 선경화섬으로 설립, 섬유제품으로 시장에 선을 보였다. 3년만인 1969년 선경합섬 설립하고 이어 1974년과 1984년에는 각각 폴리에스터 면 울산공장과 연구소 를 마련했다. 1998년 sk케미칼로 회사명을 변경하고 이듬해 국내 신약 1호이자 세계 최초 제 3세대 백금착제 항암제 개발했다. 90년대 말까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한 기술기반과 제품생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정밀화학 분야에서는 세계 두번째로 개발한 고기능성 petg수지를 비롯한 폴리우레탄, biocide, 수처리 화학제품 등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 신규사업으로 정보전자재료, 기능성화장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성아기자 yisunga@



/이성아기자 yisun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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