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민의 미술이야기] 2007년 5월 10일

▲ © 충청일보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런 만큼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와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많다.

얼마 전 어린이날을 전후해서는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가 많이 있었다.

그 중 필자가 미술대회에서 직접 보고, 겪으며, 느낀 일화를 이야기하려 한다.

우선 이 이야기는 어느 특정단체나 개인에게 불이익이나 피해를 주기 위함이 아니며, 비방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먼저 밝혀둔다.

이 시간 이후로 아동의 미술세계를 좀 더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기위해 누군가는 해야 할 쓴 소리 정도로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그 날은 행사와 관계가 있어서 내빈으로 가게 된 미술대회였다.

미술대회가 시작되자 화지가 제공되고 서로 좋은 자리, 편안한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한 바탕 분주한 자리 바뀜이 일어난 후, 어느 정도에 시간이 경과한 다음이었다.

대회장을 돌아다니며,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연출하는 풍경과 아이들의 해맑은 표정과 다양한 그림을 볼 수 있을 거란 기대와 설렘으로 사진기를 들었다. 렌즈를 통해 본 아이들의 그림은 역시 순수하고 맑았다.

기교나 기법보다 자기의 감정에 충실이 따르며 즐기면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자신의 꿈을 그리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시선을 붙잡는 모습이 보였다.

이미 완성된 스케치북에서 잘 그린 그림을 가져와 그림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과 미술대회와 전시를 통해 화집으로 출판된 책에서 오려온 사진 속의 그림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아이, 부모님과 선생님의 손을 빌려 그림을 그리는 아이 등 '상'을 받기 위해 해서는 안 될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보여주는 어른들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도 있었다.

아직까지도 미술은 기능이나 기법으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으며, 어떻게든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상을 받아야 한다는 인식도 안타까웠고, 좋은 상을 받은 아이를 가르친 선생님은 무조건 훌륭하다는 인식도 안타까웠고, 이렇게 해서는 아이들의 장래가 없다고 말해주는 어른이 없다는 것이 더욱 안타까웠다.

이번 행사는 참 좋았다. 가족과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서였다. 많은 대회에서 보았던 아이는 그림을 그리고, 보호자는 옆에서 지켜보는 대회가 아닌 참여하는 행사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족모두가 참여하는 행사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 이번 미술대회에서 약간의 아쉬운 점이라면 모든 어린이들이 자신의 솜씨를 당당히 뽐내는 장(場)이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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