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5월 10일

대전에서 어린이 납치 사건이 또 발생했다.

잊을만 하면 터지는 어린이 유괴 사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아쉽다.

다행히 사건 6시간만에 어린이는 무사히 부모 품에 돌아가고 범인도 붙잡혔지만 어버이날에 부모들의 가슴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준 셈이다. 범행 목적은 4500만원의 빚 때문이었다고 한다.

범인 김모씨(37)가 a군 부모에게 처음 전화를 건 것은 지난 8일 오후 6시22분쯤. 초등학교 2학년인 a군은 태권도장을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납치된 것이다.

범인은 이후 원내동과 산성동, 정림동, 비래동 등 대전시내를 돌며 20여차례에 걸쳐 돈을 요구했다.

9일 새벽 0시30분 호남고속도로 유성 나들목 부근에서 750만원과 a군을 맞바꾸고 달아나던 범인을 경찰이 차량 20여대를 동원, 추격 끝에 붙잡았다.

범인 김씨는 범행에 쓰인 승용차를 한달 전 충남 천안에서 훔치고 대포폰까지 구입했다.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초등학교 3학년과 6학년생의 자녀를 둔 가장이었다. 자신도 초등생의 아버지임을 잊은 채 a군을 납치한 것이다.

정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난 3월 인천에서도 b모군(초등2년)이 납치됐다. 범인 이모씨(29)는 납치한후 그날 바로 살해하고도 이튼날 태연하게 b군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살해되기 전 녹음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몸값을 요구했다.

그도 두살의 아들을 둔 아버지였다. 당시 이씨는 사업 실패와 유흥비 탕진 등으로 모두 1억3000만원의 빚을 지자 이를 한꺼번에 갚기 위해 유괴를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에도 부산의 모 찜질방에서 6살 어린이를 유인해 8시간 감금했던 천모씨(20)가 구속되기도 했다.

어린이 유괴는 약자를 볼모로 부모에게 돈을 요구하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이다.

특히 어린이 유괴는 아이를 살해하는 최악의 사태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사법 당국의 계도와 관심이 요구된다.

어린이 유괴 사건이 발생하면 부모들은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신고하여 최단 시간에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도록 해야 한다.

또 범인에게 악의를 보이지 말아야 아이에게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가정의 달에 이같은 사건이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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