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007년 5월 11일

충북지역의 오랜 숙제 하나가 잘 해결돼 기업인들이나 시민들이 한시름을 놓았다.

2년여간 끌어왔던 하이닉스 하청지회 노조원들의 장기 농성이 완전히 끝나 공장 정문에 있던 천막을 걷어낸 것이다.

이로써 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정문도 활짝 열렸다.

하이닉스가 청주공장에 새로운 라인의 공장을 증설하는데 때를 맞춰 노조원들과의 지루한 공방전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그동안 하이닉스 하청지회 노조원들의 집회로 도청은 물론 시내 곳곳이 늘 시위대와 경찰의 힘겨루기로 어수선 했다.

시민들은 교통의 통제 때문에 짜증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특히 한때 노조원들이 도청을 점거하여 공무가 마비되는 등 큰 혼란이 일기도 했다.

이제 모든 문제가 종결되므로 올해는 이같은 경찰과 노조원의 대치를 보지 않아도 될것 같아 마음이 한결 가볍다.

사측과의 합의에 반대했던 노조원들도 일부 있어 이들의 저항이 더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노조원들의 찬반 투표로 사측 제시안을 받아 들였으니 이제는 큰 마찰이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이닉스 농성장의 완전 철거는 사측으로부터 위로금과 재취업 비용 등 총 32억원을 일괄 지급 받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노조원의 입장에서 보면 위로금이 적다 할 수 있을 것이고 사측의 입장에서는 이 정도면 충분한 위로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떻튼 양측이 한발씩 양보하여 잘 타결된 것을 크게 환영한다.

정문의 농성장을 철거한후 하이닉스 유영호 상무와 하청지회 김준수 노조위원장이 힘을 합쳐 철제 정문을 열고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고 한다.

회사는 담장위에 흉칙스럽게 쳐 놓은 철조망도 걷어낼 예정이란다. 농성장이 철거되고 철조망까지 걷어지면 하이닉스가 정말 대한민국 최고의 반도체 회사로 발전하는데 손색이 없을것이다.

사측과 노조의 합의가 이뤄진뒤 민노총도 기자회견을 통해 "기나긴 투쟁을 끝내긴 했지만 사측과 고용문제를 합의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고 "긴 싸움에 관심을 가져준 시민과 지역 시민단체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어떻튼 충북의 오랜 숙제가 속시원히 해결돼 마음이 가벼운 5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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