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갓 태어난 아가들의 얼굴을 유심히 보면 하얗고 뽀얀 얼굴보다 약간 노란 아가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신생아 때에 흔히 나타나는 신생아 황달 때문인데, 신생아 황달은 생후 첫 주 내에 만삭에 태어난 아가에서는 약 60%, 미숙아에서는 약 80%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주위에 뽀얀 신생아들보다 약간 노란 아기들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보 엄마들은 갓 태어난 아이의 얼굴이 노래지는 것을 보고도 그저 신생아들의 일시적인 현상이라고만 생각한다. 그러나 황달은 심해질 경우 뇌에 손상을 주기 때문에 발견했을 때 바로 치료해 줘야 한다.

황달의 원인은 매우 여러 가지이나 가장 흔한 것은 생리적 황달과 모유 황달이다. 생리적 황달은 생후 2∼3일째 나타나서 2일에서 4일 사이에 최고치에 달하고 5~7일 사이에 좋아진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저절로 좋아지는데, 많은 할머니들이 아기들은 원래 황달이 있는 것이고 그대로 놔두면 된다고 하시는 것이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황달이 저절로 좋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모유 황달의 경우는 보통 생후 1주일 경에 나타나기 시작하여 2~3주째 최고치에 도달한다. 1∼2일간 수유를 중단하고 분유를 대신 먹이면 급격히 호전되는데, 이런 경우 모유를 끊기 전 후에 황달검사를 시행하여 황달 수치가 감소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냥 모유를 끊으면 젖이 말라버리기도 하므로 안 먹이는 동안에도 열심히 젖을 짜주어야 한다. 모유 황달이라는 진단이 내려지면 그다지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모유를 계속해서 먹여도 된다.

병적 황달의 원인 중 엄마가 rh 음성일 경우 rh 부적합으로 생길 수 있으며, 엄마의 혈액형이 o형이고 아가의 혈액형이 a형 혹은 b형일 경우에 abo 부적합으로 황달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에는 심한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출생 초기에 치료를 받아야한다.

대부분 신생아에서 발생하는 황달은 생리적 황달로서 치료가 필요 없으나, 병적인 원인의 황달이 진단되었을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시작하여야한다.

황달이 심한 경우 신경학적인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일정한 수준 이상의 빌리루빈 수치가 확인되었을 경우에는 입원하여 광선치료, 교환수혈 등의 치료를 받아야한다.

간의 이상, 담도 폐쇄가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감염이 진단된 경우에는 내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보통 혈중 빌리루빈 농도를 20 mg/dl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게 하는 것이 원칙이다. 제왕절개로 분만한 경우에는 1주일 정도 입원기간 동안 병원에서 황달을 체크해주지만, 자연분만을 한 경우에는 2-3일 후 퇴원을 하는데, 이때가 보통 황달이 시작되는 시기로 앞으로의 경과 관찰은 집에서 하게 된다. 집에서 아가를 관찰할 때에는 되도록 밝은 곳에서 아가의 옷을 벗긴 후 살피는 것이 좋다.

아가의 피부를 눌러 보았을 때 얼굴이나 가슴까지만 노란색을 띤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팔, 다리 혹은 발바닥까지 노랄 때에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보아야 한다.

또한 생후 2주가 지나도록 황달이 남아 있을 경우에도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야 하는데, 보통 이 시기는 bcg 예방접종 때문에 정기 검진을 받는 시기이므로, 소아과 의사에게 아기의 황달에 대해 문의하는 것이 좋다.

/ 다나산부인과 원장 신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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