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의보감> 예올 한의원 원장 박성규

여드름은 골치 아픈 질환이다. 표상이 되는 얼굴에 발병하는 것이라 스트레스도 크고 사회생활에 장애가 되기도 한다.

특히 민감한 청소년기에 많이 발병하여 '청춘의 꽃'이라 부르기도 하지만 당사자로서는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니다. 예전에는 청소년기에 여드름이 피었다가 성인이 되면 대부분 사라졌는데, 요즘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여드름에 시달리고 있다. 과중한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습관, 건강에 해로운 음식 등으로 장부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청소년기에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호르몬이 폭주하여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조그만 여드름은 애교로 보아 넘길 수 있으나 정도가 심하거나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바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호르몬이 폭주하는 것은 조숙하기 때문이며, 과일로 치면 너무 일찍 익어 벌레들이 꼬이는 것과 같다. 신기(腎氣)의 작용을 조절하면 이러한 현상을 치료할 수 있다.

여드름의 가장 많은 원인을 위병(胃病)이다. 위에 열이 있으면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체질적으로 위에 열이 많은데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가중되었거나, 식습관이 불규칙하거나, 밤에 기름진 음식을 즐기거나, 음식을 먹고 바로 누웠거나, 술이나 열이 많은 음식을 자주 먹으면 발병한다.

몸에 풍열이 있으면 얼굴에 개기름이 생기면서 여드름이 생긴다. 머리도 가렵고 몸도 가렵기도 한다. 발뒤꿈치가 갈라지기도 하며, 열이 심해지면 발을 내놓고 자기도 한다. 어떤 이는 손발은 찬데 얼굴과 머리에만 열이 몰리기도 한다.몸이 차고 습이 많이 쌓여도 열이 얼굴에 몰려 여드름이 생긴다. 이럴 경우에는 얼굴 바탕색이 어두우면서 여드름이 드문드문 나거나 얼굴 바깥쪽에만 여드름이 생긴다.

가슴이 벌겋게 목 주위에 여드름이 많이 생기는 경우 몸에 한열이 있거나 가슴이 뻐근하거나 옆구리가 결리는 증상을 겸할 경우가 많다. 화장독이 오르면 여드름 끝이 뾰족뾰족하게 난다. 폐에 열이 쌓여도 여드름 끝이 뾰족뾰족해지는데 머리도 아프고 어깨와 가슴, 등에도 여드름이 난다. 주로 이마에 주름이 있거나 이마가 좁은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거나 저녁이나 밤에 과식하는 사람은 얼굴이 부으면서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아랫도리는 습하거나 찬데 얼굴은 전체적으로 벌겋고 여드름이 많은 경우가 있다. 이는 가운데가 막혀 열은 위로 몰리고 한은 아래로 몰렸기 때문이다.

평소 신장이 약한 사람이 고민이 많으면 얼굴이 검어지면서 여드름이 난다. 갱년기에 체력이 약하면 열이 오르면서 광대뼈 부위를 중심으로 붉어지거나 여드름이 생기거나 기미가 생긴다. 출산 후 산후조리를 못해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자궁에 병이 있으면 입과 턱 주위에 여드름이 생기기 쉽다. 더불어 아랫배가 차고 생리통이 있거나 냉대하가 겸하기 쉽다.

여드름은 피부질환이므로 피부만 다스리는 경우가 많다. 비록 피부에 발현된 것이나 병의 원인은 장부에 있으므로 피부만 다스려서는 효과를 보기 어렵거나 곧 재발하게 된다. 위에 열거한대로 체질과 병증을 자세히 분석하여 원인을 찾고 이를 제거하는 치료법을 적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드름의 근본 원인은 장부에 있는 것이므로, 체질과 병증에 맞추어 치료하는 것 외에도 생활습관을 돌아보고 이를 고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식생활과 수면생활은 규칙적으로 영위하고 있는지, 저녁은 담백하게 소식하고 아침은 전통밥상으로 넉넉히 먹고 있는지, 인스턴트 음식이나 밀가루 음식을 자주 먹지는 않는지, 식후에 300보 이상 산보는 하고 있는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등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 예올 한의원 원장 박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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