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상승에 오일볼 등 서해안 유입 예상… 해저방제 시급
기름띠 제거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렸던 올해 초와는 달리 아직도 섬지역에 달라붙은 타르 때문에 서해안 어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최근 기온이 오르면서 대규모 2차 피해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쉽게 눈에 띄는 곳의 타르가 어느 정도 제거되면서 자원봉사의 손길이 잦아들었을 뿐 아니라 정부의 안일한 대책은 서해안 전지역의 황폐화를 부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 같은 우려에 따라 서면지역 주민대표를 중심으로한 서천군 어민들은 대통령, 국무총리, 국토해양부장관, 충청남도지사 등에 범정부 차원의 대책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지난 5일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실적이고 실효성있는 방제작업을 요구했다.
이들은 그 동안 정부의 지원과 수많은 자원봉사의 손길로 연안과 유인도에 집중적인 방제 작업을 벌여왔으나, 유인도에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상당하고 무인도 방제는 아예 엄두도 못내는 실정에서 수온상승과 더불어 대규모의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반인들의 접근이 어려운 섬 지역 방제에는 훈련을 받은 군병력을 투입해야 하며, 자원봉사자에 대대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류 유출 당시 사용된 유화제로 인해 해저에 침착된 타르와 아직도 부유하고 있는 오일볼이 수온의 상승과 계절풍의 영향으로 여름 휴양지가 산재한 서해안 일대에 유입될 가능성이 많다며, 해저의 방제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지역 수산물 팔아주기와 관광객 유치 지원 등 가시적인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도 병행 추진할 것과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는 영세어민들의 사정을 헤아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주민 나모씨(50)는 "연안방제가 진척되면서 관광객의 발길은 점차 늘고 있으나, 무인도와 해저 침착물에 대한 실질적인 방제는 아직도 멀었다"고 지적하고 "섬지역 오염은 서천뿐 아니라 서해안 일대 모든 지역의 문제인 만큼 효율적인 방제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서천=유승길 기자 yuci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