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섭 청주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

▲변광섭ㆍ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팀 총괄부장

미국 샌프란시스코, 일본 후쿠오카, 영국 런던, 태국 방콕 등 세계 곳곳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우리나라도 인천 중구에 위치해 있는데 중국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하다.

어느 나라를 가든 차이나타운은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입구에 거대한 중국 전통 조형물인 패루(牌樓)가 위치해 있는데 차이나타운의 시작을 알려 주면서 귀신을 쫓고 상가 번영을 기원하는 기능을 한다.

그리고 각 나라별로 차이나타운을 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등 정책적인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차이나타운 내 중국 상인들간의 단결력도 주목의 대상이다. la 한인타운에서 총기사건과 폭동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종종 접하지만 차이나타운에서의 사건 사고 소식은 거의 듣지 못하는 것도 그들의 단결력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세계 각국의 차이나타운이 호황인 것은 중국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처럼 밖으로는 차이나타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으며, 안으로는 경제부흥과 문화증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문화의 삶과 애증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재래시장이 청주지역에도 20여개에 달한다. 이곳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가족들까지 합치면 어림잡아 3만여명이 될 것이다.

그러나 육거리시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재래시장이 심각한 운영난을 겪고 있다.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대형 할인점 증가에 따른 소비자 감소, 경기불황의 장기화, 재래시장 이용객의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청주지역에만 해도 벌써 10여개의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1~2개의 대형 매장이 개장을 앞두고 있다. 조만간 대형 백화점이 들어설 계획이라는 발표도 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하지 않았는가.

일본에도 할인점과 백화점이 많이 있지만 그 영향력이 재래시장에 못 미친다. 다양성과 가격경쟁력, 그리고 접근성과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관광객도 대형 쇼핑시설보다는 재래시장을 찾는다. 일본의 문화를 생생하게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 자본주의의 최첨단을 걷는 홍콩도 재래시장이 성업 중이다. 당연히 저렴한 가격과 많은 볼거리가 강점이다.

문화가 있는 재래시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주차장, 아케이트, 화장실 등 시설을 현대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한국의 우수 제품만을 파는 토종 재래시장이어야 하며,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한국의 삶과 멋이 살아 숨쉬는 문화장터, 다양한 추억을 만드는 여행장터, 미래를 준비하는 에듀테인먼트형 체험장터를 만들어야 한다.

방문객에게는 멋진 추억과 오감만족을, 상인들에게는 경제적 가치창출과 안정적인 생활을, 그리고 지역민에게는 자긍심과 랜드마크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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