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나들이
'원시인은 문명을 찾아서 동굴을 떠나지만 현대인은 원시를 접하기 위해 동굴을 찾는다' 프랑스의 장자크 아노가 감독한 '불을 찾아서'라는 영화에서는 동굴 속에 사는 원시인들이 나온다.
어느 날 실수로 동굴 속의 불씨를 꺼버린 이들은 불을 찾아서 보금자리인 동굴을 벗어나 모험을 떠난다. 동굴관광의 1번지인 충북 단양을 찾아 세월이 빚은 거대한 시간의 자취를 만나보자.
/편집자
여름·겨울 14∼16℃ 기온 유지 '천연냉방'
청정계곡·목장·명승지 등 피서지 '한가득'
오는 18일 물놀이장 개장 …가족단위 '인기'
| ▲ 다리안계곡 |
| ▲ 사인암 인근 물놀이 |
| ▲ 고수동굴 |
| ▲ 남천계곡 |
| ▲ 천동물놀이장 |
태고의 신비와 전설이 살아 숨쉬는 동굴. 수억년의 세월이 빚어낸 신비의 절경인 이 걸작들은 미지에 대한 상상력과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자연이 만든 '천연냉방'에서 종유석을 타고 내려온 청아한 물방울 소리를 듣는 것은 최상의 피서가 아닐까 싶다.
동굴 천장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방울에 옷이 조금씩 젖어들고 발 밑에는 물기가 느껴지지만 축축하고 질퍽질퍽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다만 에어컨 아래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시원함을 동굴에서는 느낄 수 있다. 여름과 겨울 14∼16℃ 안팎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굴 내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종유석과 석순 하나하나 그 자체가 빼어난 예술작품인데 이름을 붙이는데 특별한 원칙은 없다.
일단 먼저 붙이는 사람이 임자다.
그러나 나중에 사람들이 종유석의 형상에 대해 아이러니 하다고 주장을 펴면 다시 이름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
종유석과 석순마다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지금도 종유석 뾰족한 부분에서 물방울이 석순 위로 떨어진다. 물방울이 떨어져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것 같지만 물방울 안에 있는 미세한 석회질은 종유석과 석순에 살짝 남는다.
그래서인지 100년 동안 1㎜ 정도 자란다고 한다.
△고수동굴=지질학적으로 동굴의 생성 원인을 밝혀주는 동굴로 가장 먼저 일반에 공개됐다.
1700m 길이에 4억∼5억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종유석들이 동굴 안을 화려하게 수놓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대 로마의 웅장한 궁전을 연상케 하는 '창현궁'과 형형한 눈빛으로 포효하는 '사자바위' 등은 자연이 빚어놓은 조각품의 절정으로 이곳에는 산유령거미를 비롯해 민자가게거미, 관박쥐 등이 서식하고 있다.
△천동동굴=진입로를 제외한 굴 길이가 200m 정도로 작은 편이지만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맛이 일품이다.
입구가 좁아 20여m를 낮은 포복을 하듯 허리를 굽혀 들어가야 하는 동굴탐험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지하수의 침투량이 적어 석순의 생성이 다른 동굴에 비해 느리다. 길이 3m의 석순 '북극 고드름'을 비롯, 초가지붕의 수정 고드름을 빼 닮은 석순 고드름이' 얼음궁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온달동굴=온달산성 아래에 있는 온달동굴은 지난 1997년 11월 일반에 공개됐다.
덕분에 오염되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흠뻑 맛볼 수 있다.
관람코스는 760m로 담회백색 석순이 잘 발달돼 있으며 여성적이다.
동굴 안으로 들어가면 '마리아상', '만물상', '황금암', '천지창조', '연화', '코끼리' 등 다양한 모양의 퇴적물이 살아 있는 생명체를 보는 듯하다. 또 수심 1m 정도의 물이 동굴 안에 흐르고 있다.
△단양 청정계곡서 '시원한 휴가'
휴가철을 목전에 두고 충북 단양군 소백산과 월악산 기슭 깊숙이 자리한 단양팔경과 청정계곡, 천연동굴 등이 여름 피서지로 각광을 받으면서 새롭게 조명을 받는 등 피서지 1순위로 손색이 없다.
더위를 벗어나기 위해 계곡과 바다를 찾는 인파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단양은 불볕 더위를 피해 청정계곡과 명승지 등 자연에 묻혀 시원하고 다양한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이 즐비하다.
소백산맥과 남한강이 휘감고 돌아가는 단양읍을 중심으로 20여㎞ 주변에는 천연림과 기암괴석 사이를 흘러내리면서 이룬 계곡과 폭포 등이 많아 세파에 찌든 이들의 심신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단양읍에서 6㎞ 가량 떨어진 천동·다리안 계곡은 5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찬 계곡물이 흐르고 주변에는 원두막과 야영장, 주차장, 매점까지 갖춰 가족 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단양군이 2001년 4180㎡의 터에 14억원을 들여 성인용 풀장을 비롯해 유아용 풀장, 하이 슬라이더 등을 갖춘 천동물놀이장은 오는 18일 개장, 이곳을 찾는 피서객들의 즐거움을 더해줄 전망이다.
이와 함께 고수동굴, 천동동굴 등 석회암 동굴과 도담삼봉, 석문, 충주호에서 배를 타고 수상관광을 즐길 수 있는 구담봉, 옥순봉이 절경을 뽐내고 있고, 소백산 관광목장도 연계 관광이 가능하다.
단양을 대표하는 계곡 가운데 빼 놓을 수 없는 곳이 단양읍에서 25㎞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영춘면 남천리 남천계곡인데 이곳은 청소년 또는 가족 단위로 자연학습, 레저활동 등이 가능하다.
국립공원 안에 위치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이 계곡 주위에는 잘 보존된 천연림과 시원한 계곡물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며 물소리와 새소리, 매미소리로 세속의 번뇌를 잊기에 충분하다.
계곡 주변에는 야영장 2개소와 함께 온달동굴, 온달관광지, 온달산성, 구인사, 북벽 등 유명한 관광자원이 많은데다 남한강 래프팅 코스가 개발돼 짜릿함과 시원함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이와 함께 단성면 가산리에는 단양팔경인 상·중·하선암을 휘감고 흐르는 선암계곡이 녹음과 어우러져 피서객의 발길을 붙잡고 대강면 방곡리에는 도예마을이 조성돼 체험학습 장소로 적당하다.
가곡면 어의곡리에는 맑고 차기로 유명한 새밭계곡이 있고 인근 향산리에는 신라 눌지왕 때 묵호자가 창건한 향산석탑(보물 제405호)이 천년 역사를 굽어보는 등 문화유적과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