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ㆍDJ "대의ㆍ국민 뜻 따라야" 측면지원
범여권의 대통합이 탄력을 받는 전망이다. 노무현 대통령에 이어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나서 지지부진한 대통합을 종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 언급으로 범여권 대통합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직후, 전현직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는 게 정치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시각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9일 무등산에 올라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의고 그 다음이 대세"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범여권의 대통합을 지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
노 대통령은 이날 무등산 기슭의 쉼터인 장불재에서 열린우리당 당원과 광주 노사모 회원 등 300여명의 지지자들과 만나 인사한 뒤 약 40분간의 즉석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같은날 독일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공항에서 가진 간담회를 통해 "국민이 바라는 것을 해야 한다"고 범여권의 통합문제를 언급했다.
역시 반한나라당 세력의 대통합을 촉구한 것으로 보이는 것. 이를 지켜본 충청권출신 열린우리당 소속 한 국회의원은 20일 본보와 만나 "김 전 대통령이 대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특정인사 배제론을 염두에 둔 발언이지 않겠냐"고 했다.
즉 정치권 모두 범여권 통합논의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
이를 대변하듯 중도개혁신당 김한길 대표와 민주당 박상천 대표 등 양당 협상팀은 전·현직 대통령 발언이 끝나기가 무섭게 21일 오전 국회에서 공개회동을 갖고 통합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전신인 신당모임과 민주당간 1차 협상이 결렬된 지 한달만.여기에 민주당은 같은날 '통합과 창조' 포럼을 서울명동 ywca 4층 대강당에서 출범시킨다는 계획도 내놨다.
장상 전 대표가 포럼 대표를 맡은 '통합과 창조'는 한국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중도개혁과 국민통합을 통해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조하고, 경제정의와 통합선진사회를 실현할 수 있는 정책대안과 비전제시를 목표로 삼기로 했다.
이처럼 범여권의 대통합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0일 국회기자실 현안브리핑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나 대변인은 "(노 대통령 발언은)교착상태에 빠진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 협상에 숨통을 터주기 위한 책략"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그러면서 "5.18기념사에서는 지역주의로의 회귀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더니 하루만에 소신을 뒤집은 것"이라며 "평생을 지켜온 소신보다는 대선 승리가 더 급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비난하는 등 범여권의 대통합을 적극 경계하는 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