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창>성영용 충북도 교육위원회 의장

흔히 21세기를 다양화시대라고 한다.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접어들면서 무수한 직업들이 사라지고 더 많은 직업들이 새롭게 탄생하였다.

단순히 미용이었던 직업이 헤어크리닉, 피부관리, 체형관리 등으로 세분·전문화되더니 이제는 네일 아트(nail art)까지 일반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사회는 극심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변하고 전문화되어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지식의 창출을 통해 글로벌 시대의 강자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고 그 근간이 되는 교육의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이 변하면서 수많은 종류의 생물들이 사라졌는데 살아남은 생물은 강해서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변화에 적응했기 때문에 살아남는 것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지난 4월 30일 충북도 교육청은 교육과학기술부의 학교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 중 1단계 계획에 대한 후속조치를 발표했는데 뒤늦었다는 생각과 더불어 다음 단계는 어떻게 진행될 것이며 어떻게 충북교육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수단으로 삼을 것이냐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혹자는 학교자율화가 교육의 포기라고까지 표현을 하고 있지만, 도시와 농촌이 다르고 교육의 공급자와 수요자가 다른데 아직도 획일적인 통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더군다나 1단계 추진계획은 큰 소리만큼 변화되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 속에 포함되어 있는 종교교육, 계기교육, 학생 정보소양 인증제, 수준별 이동수업, 독서·논술교육 등은 당연히 별도의 지침이 필요 없는 것들이었고 촌지를 수수하는 행위, 학습 부교재 선정에서의 부조리 등 낯 뜨거운 행위들은 지금의 법규로 당연히 제재를 받을 수 있는 사항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교직원 사회가 범죄로 물들어 있는 것처럼 취급했던 것은 교육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수치심 마저 느끼게 하는 것 들이었다.

또한 대부분의 일반계 고등학교가 오전 8시쯤 등교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등교를 해서 자율학습을 하든 보충학습을 하든 학생들의 학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0교시' 허용이냐 불허냐 하면서 논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얼마 전, 일본 이시카와현의 가나자와 시립 모리노사토소학교를 오전 8시 30분에 방문한 적이 있는 데 그 때 학생들은 이미 오전 8시에 등교하여 원어민교사로부터 영어수업을 받고 있었다.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마음속에 시사하는 바가 많았다.

나는 1단계 추진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내용들은 일선학교에서 충분히 소화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전문가 집단인 학교의 교원들이 다른 어느 집단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다만, 단위학교의 교육자치체인 학교운영위원들이 학교자율화에 부응하고 이를 수용·처리할 수 있는 역량 배양을 통하여 학교자율화를 공고히 하여야 할 것이다.

자율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흐름이다.

우리 충북에 적합한 교육시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며, 지역과 학교의 실정에 알맞은 교육활동이 전개되도록 협조할 문제는 협조하고, 충북교육 발전을 위한 건전한 비판이 필요하다면 비판하면서 절대 열세의 도세 극복을 위한 인재 양성에 우리의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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