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창>박종성 청주시의회 부의장

청주시의회 부의장
우리나라 최초의 프리미어리거로 축구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박지성 선수가 지난 5월 22일 새벽에 열린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고국에서 밤잠을 설쳤을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사실 누구보다도 출전을 학수고대했던 사람은 바로 당사자인 박지성 선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언론의 예측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은 후보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만큼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비록 박지성 선수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여러 언론매체를 통해 그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행복한 일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지성 선수는 부상으로 인해 프리미어리그에서 조차도 우승 메달을 받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재활 훈련에 충실했고 복귀 후 벌어진 매 경기마다 제 몫을 다해냈다. 오히려 부상 이전에는 벤치신세를 많이 지다가 부상 이후 팀 내 공헌도가 높아지고 팬들의 관심도 커졌다.

이처럼 박지성 선수에 대해 국민들이 환호하고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그의 근면하고 성실한 경기태도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다.

비록 화려한 개인기로 골을 많이 만들어 내는 선수는 아니지만 경기 내내 그라운드를 열심히 누비며 상대 선수를 이끌어 내 동료에게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많이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그의 팬들은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비록 수치상으로는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연일 박지성 선수를 연호하고 있는 것이다.
박지성 선수는 유소년 시설에는 축구 선수로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축구선수로서는 작은 키와 평발이 우선 그 이유다.

하지만 그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과 국가대표팀에 선발됐고 2002한·일 월드컵에서는 당당히 주전 선수로 뛰어 4강 신화의 주역이 됐다.
이렇게 해서 현재의 박지성 선수가 만들어 진 것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한테도 우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그는 고국의 축구 후배들에게 "일시적인 성적보다도 무엇을 배울 수 있는 지 그것을 가슴에 담고 뛰라"는 격려의 말도 남겼다.

"어린 선수들이 처음부터 너무 성적에만 연연하지 말고 대회를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배움에 열중해 달라"는 당부의 말이기도 하다.
뒤늦게 세계적인 축구 스타가 된 박지성 선수의 말이기에 그 말이 그냥 흘려 들리지만은 않는다.

이번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는 주역이 아닌 벤치도 지키지 못하는 이방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무엇인가를 또다시 배우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떠올렸을 것이다.

사실 누구보다도 자신에 대해 자기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내가 출중하고 해박한 지식을 가졌더라도 그것이 객관적인 기준이 되지 못한다면 경쟁의 무대에선 선택에서 소외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지성 선수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움직이는 교과서라고 할까. 아무튼 그는 프리미어리거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선택을 받았고 때로는 그 선택에서 배제되는 아픔도 겪어야 했다.

박지성 선수가 속해 있는 축구 명문구단 맨유의 가치를 지난해 미국 유력 경제지 포스브가 1조 3137억원으로 분석했다.
이 경제지는 맨유의 성공 비결로 우수한 선수 영입을 들었다.

특히, 유소년 축구클럽을 통해 어린 선수 육성에 공을 들여 온 사실이 현재의 맨유를 만들었으며, 배울점이라고 강조하고들 있다.
따라서, 지방화·세계화 시대를 맞아 우리가 세계 무대의 경쟁에서 이기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려서부터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그 분야의 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

또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도록 자신의 역량을 기르는 일이 최선의 선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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