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식·오운옥씨 부부, 年 1억6000만원 수익

권오식·오운옥씨 부부는 단양에서 최초로 젖소를 키워 연 1억6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부농이 됐다.

충북 단양의 한 청년은 소가 좋아 고등학교 축산과를 졸업한 뒤 축산업에 뼈를 묻겠다는 야무진 꿈을 품었다. 시작은 1976년 늦가을. 어렵게 마련한 2000여만 원으로 경북 영주와 충남 온양에서 젖소 10마리를 구입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젖소 10마리 가운데 2마리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며 숨을 거두는 것을 손놓고 지켜봐야 했다. 축사가 산자락에 있어 혹시라도 추울까봐 헝겊으로 옷을 만들어 입힌 게 화근이다.
그로부터 33년. 그는 52마리의 젖소를 키워 연간 1억6000만원의 조수익을 내는 부농(富農)으로 거듭났다. 중앙고속도로 단양나들목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소백산 자락의 단양군 대강면 장정리 권오식(61)씨 얘기다.
단양에서 최초로 젖소를 키운 낙농의 효시란다. 3일 농장에서 만난 권씨는 부인 오운옥(55)씨와 함께 왕방울 같은 눈을 껌벅거리는 젖소에게 건초와 사료 등을 주느라고 손놀림이 바빠졌다.
전업 낙농가로 성장,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그는 남다른 낙농 방법으로 산유량을 늘리고 젖소의 산유 능력도 연장하고 있다. 특히 송아지를 구입하지 않고 새끼를 받아 키워서 원유를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권씨는 송아지부터 육성기까지 양질의 건초와 조사료를 충분히 줘 한국종축개량협회의 산유능력 검정 결과 1년 305일 기준으로 젖소 1마리당 평균 8540㎏(1일 28㎏)의 원유를 생산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
그는 또 산유능력 검정 성적표를 기초로 한 사료 자동급이기를 설치, 철저한 관리로 젖소의 번식 장애와 대사성 질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젖소의 산유 능력을 연장하는 등 모범적인 양축농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권씨는 "농촌의 고령화 등으로 발생하는 휴경 농지를 임대해 양질의 조사료를 직접 생산해 축산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계획"이라고 했다. 권씨는 "3년 전 부친상을 당했을 때 장례식장과 축사를 오가며 상복과 작업복을 갈아입고 젖소를 돌봤다"며 힘든 시절을 회상했다. /단양=방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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