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 창>연철흠 청주시의회 부의장

온 국민이 뿔났다. 지난 14일 일본정부가 공개한 중학교 사회교과서 새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사실상 한국이 독도를 불법으로 점령하고 있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이 해설서가 무엇인가? 일본 중학교 사회교사들의 교과 지침서가 아닌가. 그러면 일본의 청소년들이 왜곡된 역사 교과서로 배운 그릇된 가치관으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길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 여기에다 일본 총리는 "영토 주권에 관한 것은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직접적으로 표현할 것을 한국과의 외교마찰을 우려해 완곡하게 표현했다"며 성난 우리 국민들의 가슴에 기름을 붓는 듯한 발언을 했다.

지난 일제강점기 36년동안 우리 대한민국을 식민지로 두며 무참히 짓밟고도 모자라 이제 또다시 침략의 본성을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2005년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까지 제정하며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할 때도 우리 정부는 일본의 전략에 휘말릴 수도 있다며 차분한 대응을 주문했다.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 정부의 독도에 대한 기본 방침이었다.

국민들, 정부 강경대응 주문

하지만 국민들은 우리 영토에 대한 주권행사를 확실하고 강경하게 하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원성의 목소리가 크다. 이것이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약소국이 겪어야만 하는 설움이기도 하지만 내 것을 가지고도 내 것이라고 속 시원히 말하지 못하는 격노와 울분의 표현이기도 하다.

일본은 지금도 중국과는 중국해 가스전 문제로, 러시아와는 쿠릴 열도문제를 자극해가며 영토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분쟁의 결과로 일부에선 반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도 한다. 따라서 일본정부가 공개한 해설서에 북방 영토는 우리 고유의 영토지만 현재 러시아에 의해 불법 점거돼 있기 때문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독도문제도 이와 같은 분쟁 수준으로 기록하여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넘어 반환 요구의 속셈까지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성난 국민들이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미국 쇠고기 협상문제로 일어났던 촛불민심이 이제는 일본을 향해 타오르고 있다. 이제 우리 대다수의 국민들은 과거 애국가처럼 즐겨 부르던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가 한·일간에 외교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며 금지시켰던 기억이나 진의를 떠나 독도 폭파발언에 상처 받았던 일을 떠올리며 정부에 대해 더욱 강경한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빵 뺏길까 두려워 말아야

며칠 전 가수 김장훈 씨가 뉴욕타임즈에 자비를 들여 일본의 역사 왜곡을 비난하는 전면 광고를 게재해 국민들의 관심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이 생각난다. 그 기사를 접하며 우리는 대리 만족을 느꼈다. 단순히 진실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도 국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일대 사건이었다. 그 만큼 국민들은 독도 문제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독도를 국제 분쟁지역으로 만들어 국제사법재판소로 끌어들이겠다는 것이 일본 측의 의도라고는 하지만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침묵 대응이 오히려 독도를 자기 영토라고 주장하며 이제 내심으로는 반환까지 요청하는 지경으로 오지 않았는가 하는 반문도 해보게 된다.

국제무역에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써는 실용외교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할 수 있는 그런 힘 있는 정부를 원한다. 설령 배가 조금 고프다고 내 빵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진실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빵 한 조각을 입에 더 넣은들 그게 허기를 온전히 채워줄 수 있을까.

연철흠
청주시의회
부의장

/연철흠 청주시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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