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연말이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국민을 전쟁의 공포로 몰아넣은지 얼마되지 않아 구제역이 전국 축산농가를 휩쓸고 있다.

올해는 유난히 우울한 소식이 많았다.

서해상에서 우리 해군의 천안함이 침몰돼 꽃다운 나이의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다.

국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이 '난투극'을 벌이며 해외유명언론에 사진까지 실리는 국제적 망신도 당했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전국민이 국가적 안보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며 하나로 뭉치고 있지만, 여전치 정치인들은 '보온병 탄피 오인 소동', '자연산' 여성비하 발언, '정부 죽여버려·시정잡배·패륜아' 등 막말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인들이 끝없는 정쟁(政爭)을 계속하는 사이 전국적으로는 구제역이 확산돼 수십만 마리의 소가 살처분 돼 축산농민들을 울리고 있다.

경인년 호랑이해의 호랑이가 마지막까지 많은 소를 잡아먹고 넘어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정치인들은 자식과 같이 키운 소가 눈을 깜빡이며 땅속에 묻히는 모습을 보며 대성통곡하는 축산농민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자성해야 한다.

구제역에 폭설까지 내리면서 방제작업을 벌이는 공무원들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난해 전국민을 공포로 몰아 넣은 신종플루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고 조류독감까지 재발생하면서 말그대로 연말 민심은 어두움 그 자체다.

2011년은 신묘년 토끼의 해다.

북한도발, 정치권 다툼, 구제역, 신종플우에 조류독감까지 연말 어두운 긴 터널을 하루 빨리 빠져나와 토끼와 같이 국운이 한 발 더 뛰어오르는 소식만 전해지길 바란다.

/오도영 사회교육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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