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규 생활 동의보감>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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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
사람은 꿈을 먹고사는 동물이다. 꿈은 미래의 청사진이고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이다. 오늘 주제는 그런 희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잠자리에서 꾸는 꿈에 대하여 이야기하고자 한다.
인간은 꿈에 대하여 오랫동안 궁금증을 가져왔다. 꿈을 풀이하는 해몽은 오래된 이론인데 신기하게 맞는 경우가 많다. 조선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의 만남도 꿈 해몽을 통하여 이루어졌고 대사의 해몽에 감복한 태조가 훗날 석왕사를 지어 주었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한의학에서도 꿈은 중요하다. 꿈은 혼백의 상태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길흉화복에 대한 단서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대한 정보로 활용한다. 혼백이 안정된 사람은 꿈 없는 잠을 잔다. 『동의보감』에서는 건강과 관련된 꿈 해몽에 대하여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인체의 음양 및 장부 허실이 꿈으로 나타난다.
음기가 왕성하면 큰물을 건너며 두려워하는 꿈을 꾸고, 양기가 왕성하면 큰불이 타오르는 꿈을 꾸며, 음양이 모두 왕성하면 서로 죽이는 꿈을 꾼다. 상부가 성하면 날아다는 꿈을 꾸고, 하부가 성하면 떨어지는 꿈을 꾼다. 몹시 굶주리면 무언가 가져오는 꿈을 꾸고, 지나치게 과식하면 남에게 주는 꿈을 꾼다. 간기가 성하면 성내는 꿈을 꾸고, 폐기가 성하면 울부짖는 꿈을 꾸며, 심기가 성하면 잘 웃고 두려워하는 꿈을 꾸며, 비기가 성하면 노래 부르고 몸이 무거워서 움직이지 못하는 꿈을 꾸고, 신기가 성하면 요추가 둘로 끊어져 이어지지 않는 꿈을 꾼다.
또, 궐기(厥氣)가 심으로 들어오면 언덕이나 산에 연기가 나고 불이 나는 것을 보는 꿈을 꾸고, 폐로 들어오면 날아다니거나 이상하게 생긴 쇠붙이를 보는 꿈을 꾸며, 간으로 들어오면 숲과 나무를 보는 꿈을 꾸고, 비로 들어오면 언덕이나 큰 연못, 허물어진 집, 비바람을 보는 꿈을 꾸며, 신으로 들어오면 연못가에 가거나 물에 빠지는 꿈을 꾼다. 방광으로 들어오면 이리저리 노니는 꿈을 꾸고, 위(胃)로 들어오면 음식을 보는 꿈을 꾸며, 대장으로 들어오면 밭과 들판을 보는 꿈을 꾸고, 소장으로 들어오면 사람이 많은 마을과 거리를 보는 꿈을 꾸며, 담(膽)으로 들어오면 송사를 벌이거나 자해하는 꿈을 꾼다. 생식기로 들어오면 성교하는 꿈을 꾸고, 목덜미로 들어오면 참수를 당하는 꿈을 꾸며, 정강이로 들어오면 걷거나 달려도 앞으로 나아가지 않거나 깊은 땅굴에서 자는 꿈을 꾸고, 넓적다리와 팔뚝으로 들어오면 예의바르게 절을 하는 꿈을 꾸며, 방광과 직장으로 들어오면 대소변을 보는 꿈을 꾼다.
간기가 허하면 버섯이나 향기 나는 싱싱한 풀을 보는 꿈을 꾸고, 실하면 나무 밑에 엎드려 감히 일어나지 못하는 꿈을 꾼다. 심기가 허하면 불을 끄거나 양물을 보는 꿈을 꾸고, 실하면 불길이 타오르는 것을 보는 꿈을 꾼다. 비기가 허하면 음식이 부족한 꿈을 꾸고, 실하면 담을 쌓거나 지붕을 올리는 꿈을 꾼다. 폐기가 허하면 흰 것을 보거나 사람이 베여 피가 낭자한 것을 보는 꿈을 꾸고, 실하면 전쟁하는 것을 보는 꿈을 꾼다. 신기가 허하면 배와 물에 빠진 사람을 보는 꿈을 꾸고, 실하면 물속에 빠져 두려워하는 꿈을 꾼다.
결론적으로 꿈을 꾸는 것은 장부가 평형을 잃어 혼백이 안정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꿈을 꾸게 되면 깊은 잠을 자기 어려우며 수면을 통하여 피로를 회복할 수 없어 건강을 더욱 해치게 된다. 꿈 없는 잠이 가장 건강한 잠이다.
꿈 없는 잠을 자려면 마음을 안정하고 생활을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생활의 법도를 지키지 못하면 장부의 균형이 깨어지고 이는 꿈을 자주 꾸는 원인이 된다.
꿈을 자주 꾼다면 병이 장부에 이른 것이므로 진료를 받아 치료에 임하는 것이 좋다. 방치하면 큰 병에 이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