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민의 창>권태영 청주보훈지청장

지난 7월 14일 일본정부가 중학교 사회과 신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를 영유권 분쟁지역으로 명기하여 우리 국민의 공분을 불러 일으킨 후 한 달여가 흐른 지금까지도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다. 여러 사회단체에서 독도를 방문하여 일본에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있고, 일부에서는 해병대를 파병해서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 건국 이후 우리 사회가 복잡한 문제들에 맞닥뜨릴 때마다 일본은 집요할 정도로 독도문제를 제기 해 왔고, 주변 국가의 문제 제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역사교과서 왜곡·야스쿠니 신사참배·영토분쟁 유발행위를 계속 해왔다.
그러나, 역사를 왜곡하고 그릇된 역사관으로 제국주의적인 만행을 정당화 하는 일본의 행태를 비판하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를 냉정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역사는 현실을 이해하고 미래를 지향하는 거울임에도 그 동안 우리는 과정의 정당성에 대한 고민없이 성과에만 집착한 나머지 역사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을 경제성장의 구호 뒤로 숨기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는가! 해묵은 이데올로기 논쟁으로 인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사를 재정립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반만년 찬란한 우리만의 역사관을 정립하지 못한 채 줄곧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을 뿐, 외교적·정치적·학문적 노력에 소홀하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겠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님어록 중 '내가 원하는 우리나라'의 한 부분이다.
그렇다. 일본이 호시탐탐 우리나라를 노리는 것은 그들보다 월등한 문화컨텐츠를 가진 우리를 시기함에 다름 아니며, 그들의 제국주의적 침략 야욕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것 또한 5천년 역사 속에 찬연히 빛을 발했던 우리의 민족문화를 되살리는 길 뿐이다. 또한 제 63주년 광복절과 함께 우리가 추구해야 할 정신문화적 가치 중 숭고한"보훈정신"의 참뜻을 생각 해 본다.
숭고한 "보훈정신"이란 무엇인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공헌하신 순국선열·애국지사·국가유공자와 그 유가족들이 국가와 국민으로부터 예우를 받고 그분들의 공헌과 희생이 숭고한 애국정신의 귀감으로 후대에게도 항구적으로 존중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광복은 시대변화에 따라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빼앗긴 국권을 회복하기 위한 수많은 선열들의 항일 구국운동의 결과물인 것이다. 고난의 시기에 가족과 일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험한 가시밭길을 택하여 오로지 국권회복을 위해 살다 가신 선열들의 애국혼은 그래서 더욱 고결하고 숭고한 것이 아니겠는가. 국가와 민족을 위한 고귀하고 숭고한 희생과 공헌은 반드시 국가가 지켜준다는 원칙과 신뢰가 이 땅에 정착되어야 할 것이며,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이 과거에 한정되지 않고 오늘에 살아 숨쉬게 하므로써 국민의 역량을 결집하고 이를 통해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참다운 "보훈정신"이라 할 것이다.
역사를 잊으면 미래가 없다고들 한다.
63주년 광복절을 부끄러운 일제강점기를 벗어난 날로 잠시 기념하고 그쳐서는 안될 이유이며, 선열들이 피땀 흘려 지켜온 우리 조국이 세계속에 한 없이 높은 "보훈문화와 정신"으로 우뚝서게 만드는 것은 바로 우리의 몫이기 때문이다. 이번 광복절에는 주변의 생존 애국지사들과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를 다시 한 번 돌아 보고 우리의 얼을 항구적으로 지키고자 신명을 바친 숭고하고 값진 의미를 가슴 깊이 되새겨 보자.

▲ 권태영 청주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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