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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
이러한 상감은 재료에 따라 금속상감, 자기상감, 목상감, 자개[나전(螺鈿)]상감, 가죽상감, 유리상감 등으로 크게 구분되며 여러 분야에 폭 넓게 쓰이고 있다.
나무상감[木象嵌]이란 가구의 문짝, 문갑, 사방탁자 등의 가장자리나 중앙에 까만 먹감나무의 선이나 하얀 버드나무 혹은 은행나무로 무늬를 넣는 것을 말한다. 나무상감의 종류로는 호장태상감, 문자상감, 태극상감 등이 있다.
가구에 시각적인 안정감과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하여 장식된 상감 기술은 이미 도자기, 금속공예, 나전칠기 등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상감기술은 도자기나 금속공예가 주로 무늬를 파고 다른 색, 재질의 물질을 감입하는데 비해, 목가구의 상감은 무늬를 켜로 쌓아 아교 등의 천연접착제로 붙여 만들고, 쌓은 켜의 단면에 나타난 무늬를 이용하여 대량생산과 대칭의 미를 추구하여 반으로 쪼개 쓴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나무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종류의 나무를 결합하여 만들어냄으로서 서로 다른 성질, 즉 수축 팽창, 뒤틀림 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적당한 수축팽창을 허용하는 설계와 시공, 그리고 서로 다른 성질을 보완할 수 있도록 나무성질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판자와 판자를 붙일 때는 나뭇결이 교차하도록 하는 반배결로 하는 과학슬기를 발휘하였다.
가구에 사용된 상감은 상감기술이 유행하던 고려시대부터 이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되지만 그 당시의 유물이 보존되어 남아있는 것은 없다. 이것은 아교나 부레풀로 붙여야하는 상감작업의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보존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시대에도 늦은 시기에 들어 상감이 보편화된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전통 나무상감기술에는 어떤 과학기술이 담겨져 있을까? 나무상감 기술의 기본인 판자와 판자를 붙일 때 쓰던 반배결의 원리는 요즘의 합판제작원리와 같으며, 무늬를 만들어 그것을 7∼8차례 절반으로 켜서 같은 무늬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과학슬기, 그리고 반을 갈라 양쪽에 배치하여 가구의 대칭성을 살리는 과학슬기, 그리고 아름다운 나뭇결을 갖는 느티나무나, 먹감나무를 얇게 켜 오동나무판에 붙여 쓰는 절약정신 등이 찾아진다.
그러므로 이러한 고유기술을 토대로 이제는 다양한 종의 수입목, 무늬를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기계의 발달, 나무의 성질을 잘 받아들이는 접착제, 그리고 새로운 전통을 창조할 수 있는 우리만의 디자인 등과 함께 잘 어우러진 수준 높은 독창적인 목공예 기술로 발전시켜 나아가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