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생활건강 대표 김태권씨
2012년 회원 10여명으로 시작
한달에 한번꼴 직접 제품생산
내달 14일 대만서 세계전시회

▲ 홍화를 이용한 스카프 염색.

날씨가 약간 덥기는 하나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어 염색한 천을 말리는데 제격인 날씨,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싶었다.  천도 색도 은은하면서 하늘하늘 했다.
서로 다르면서도 기막히게 어울리는 색상들은 결코 현란하거나 강렬하지 않으면서 결을 떠나고 싶지 않은 화사한 아름다움을 발했다.
물론 이때의 화사함이란 화려하고 사치스럽다는 뜻이 아니라 밝고 환함을 뜻하겠지만 또 다른 그윽하면서도 발랄함이 느껴지는 색감은 어떻게 설명할까?
아직 단체 이름에 걸맞지 않겠지만 충북 제천시 수산면 하천리에 위치한 약초생활 건강을 중심으로 20여명의 회원들로 구성된 한국천연염색중앙협회회원들을 소개한다.

 

◇10여명으로 출발
한국천연염색중앙협회는 지난 2012년 제천시 수산면 금수산 아래에서 약초생활건강을 운영하는 김태권 사장을 중심으로 10여명으로 구성된 회원들로 출발했다. 회장을 맡은 김태권 씨를 중심으로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천연염색도 하고 다양하게 옷과 소품 등 제품 생산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들 회원들은 제대로 전통적인 천연염색을 배워보고 싶어 약초생활건강을 찾게 됐고, 전국적으로 전시회도 찾아다니고, 염료의 원료를 채취하거나 품이 많이 드는 염색작업을 통해 회원들 간에 끈끈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어려운 일을 즐거움으로, 재미로 여겨 제천을 중심으로 2년이 넘게 함께 모여 배우는 회원들도 10여명에 이르지만 협회가 구성되면서 대전을 비롯해 전국에서 모여든 회원이 현재20여명에 이른다. 이들 회원들은 그동안 경남통도사와 나주천연염색문화관, 서울세종문화회관 등에서 열린 전시회에 참가한 일부 회원들도 있지만 처음 배우는 회원들 치고는 열정은 누구 못지않다. 요즘 일부 회원들은 오는 10월14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전시회에 작품을 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다.
 

◇'열공'에 푹 빠진 회원들의 활동은
회원들은 매월 정기모임을 갖고 천연염색 따라 하기 전 준비물로 직물, 도구, 매염제, 염료 등을 꼼꼼히 챙긴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잘 준비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반듯한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에 직접 물 둘인 연자주색 실크머플러를 두른 회원 최해숙씨 또한 이미 천연염색의 멋에 푹 빠졌다. "처음은 그저 취미 삼아 시작했지만 시작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색이 정말 보면 볼수록 좋은걸요." 천연염색은 정성과 끈기가 필요한 만큼 기왕 하려면 대충하거나 나중에 잘할 생각 말고 처음부터 또는 지금 제대로 잘 하라는 김 회장 말에 따라 열심히 배우다 보니 모든 회원들이 이제는 아마추어를 넘었다며, 은근히 자신들을 과시하는 회원들의 모습을 엿 볼 수가 있었다. 지난 2년 동안 이 같이 매월 모여 전통적인 천연염색을 통해 실생활에 응용 할 수 있는 작품들을 중심으로 직접 염색하고 한땀 한땀 정성들여 물들이고 바느질한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한 첫 전시회도 지난6월에 가졌다.

▲ 약초생활건강을 운영하는 한국천연염색중앙회 회장을 맞고 있는 김태권씨가 하늘 꽃 축제에서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다.

  ▨천연염색의 좋은 점

천연염색의 좋은 점은 색이 자연스러워 눈의 피로감을 주지 않아 마음을 편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물들이는 과정에서 천에 스며든 한약재의 효능으로 옷을 만들어 입으면 건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땀이 차지 않고 땀내도 배지 않는 황토염색 옷의 효능은 널리 알려진 바에 의하면 피부만이 아닌 몸의 전체 건강에 좋다고 한다.  특히, 피부에 닿는 옷감을 천연염색으로 하기 때문에 유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쪽 염의 경우 피부병을 낫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다 보니 유야용 제품에 사용하면 좋고 아토피가 있는 집의 침구류 속 옷 등에 사용하면 더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단점은 역시 견뢰도 문제다. 견뢰도란 색이 변하냐 빠지지 않느냐 하는 정도인데 그중 감. 황토, 숯, 쪽 등이 좋다. 청색을 내는 쪽, 분홍빛, 고운 홍화, 노랑물 들이는 풋감 등을 이용하면 색의3원 색처럼 다양한 색의 조합이 그야말로 무궁무진 하다고 한다. 다만 문제는 일일이 손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 노동력이 만만치 않게 필요하다고 한다.

▲ 쪽 빛에 물드인 천이 하늘색깔과 어울려 아름다운 자태를 나타내고 있다.

  ▨염색방법 3가지만 알아보기

◇황토염색 물들이기 = 황토2㎏을 물10ℓ에 천일염50그램을 넣은 황토 물에 천을 넣고 15분간 골고루 주물러 준 후 꼭 짜서 햇빛에 말리는 작업을 2-3회 반복 한다. 마지막 염색 때는 염색 후 꼭 짜서 물에 바로 행군 후 탈수해서 햇빛에 말린다.
◇밤물 들이기= 밤물은 서리 맞기 전 채취한 밤송이를 잘 씻어서 중불에 3시간 정도 끓인 뒤 매염제인 산화제일철을 넣고 천을 담가 흔들거나 살살 주물러 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카키색 물이 든 천을 깨끗한 물에 행군 뒤 다시 염료 통에 넣는다. 그게 한번으로 끝나는 게 하니라 여려 차례 거쳐야 한다. 전문용어로 결뢰도를 높이는 이 작업을 거쳐야 햇빛에 쉽게 바래거나 물이 빠지지 않는다.
◇쪽물 들이기 = 물10ℓ에 니람, 수산화나트륨, 글루코즈를 넣고 섭씨95도로 가온한 뒤 20분간 발효시킨다. 불을 끄고 섭씨30도가 될 때까지 가만히 정지시켜둔다. 속성 발효된 염료에 침염20분, 공기산하10분의 과정을 4회 반복하고 충분히 씻어서 말린다.
 

▲ 회원들이 직접 염색하고 한땀 한땀 정성들여 물들이고 바느질한 작품들을 보여주기 위한 첫 전시회를 지난 6월 가지면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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