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데 집은 깎이고, 먼 데 집은 비친다
가까운 데 있는 것은 흠이 많이 보이지만, 먼 데 있는 것은 좋게만 보인다는 말. "가까운 데 집은 깎이고 먼 데 집은 비친다"는 늘 가까이 보면 뛰어남이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먼 곳의 것이 좋아 보이기 쉬운 사실을 일깨운다.
(김광언의 한국의 집 지킴이)

나가는 년이 물 길어놓고 갈까
일이 이미 뒤틀어진 처지에 있는 사람이 뒷일까지 생각하겠느냐는 뜻으로 빗대는 말. "다 저저금 이익 추리먼 그만이제, 나가는 년이 물 질러 놓고 나가고, 남의 동네 세간 걱정까지 하고 나갈 것이여?"
(송기숙의 자랏골의 비가)

다 끓여놓은 죽 솥에 침을 뱉는다
다 해놓은 일을 그르친다는 뜻으로 빗대어 이르는 말. 사몽고로는 꿇어엎드린 대마도 사신놈들이 고하는 말을 듣자 얼굴이 파랗게 질려서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다른 어떤 놈두 아닌 바로 주룡갑이가 다 끓여놓은 죽솥에 침을 뱉어넣다니.
(홍석중의 높새바람)

마가지 못한농사 일 풍년 든다
마가지란 곡식의 씨를 뿌린 뒤 보름 정도 비가 내리지 않아야 싹이 잘 나고 잘 자라게 되는 상태. 마가지가 안 되면 곡식을 더 열심히 돌볼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바가지로 물만 마셔도 사내가 수염이 안난다
바가지는 여자들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여긴 데서 비롯된 말. "뭐나 떼놓고 살든가. 바가지로 물만 마셔도 사내가 수염이 안 난다더구만, 워째 저러고 사나, 저러고 살기는. 내가 복장이 터지네."
(한수산의 까마귀)

나가는 삼재는 뒷발질로 차고 나간다
나가는 삼재는 무척 큰 화를 입히고 나간다는 뜻으로 빗대는 말. "드는 삼재(三災)보다 나는 삼재가 더 무선거인디, 애기씨는 재작년에 삼재가 들어와, 작년에는 쉬는 삼재, 올해 인자 나강만요, 나가는 삼재는 뒷발질로 차고 나가는 것이라, 재앙이 많이 붙고 탈도 많은법인디…"
(최영희의 혼불)


정종진 ㆍ 청주대교수 국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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