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민부장

망언(妄言)의 사전적 의미는 '이치나 사리에 맞지 아니하고 망령되게 말함'이다. 한·일 관계를 조명할때 가장 첨예한 대립요소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 스포츠의 축구·야구 등이다. 틈만나면 망언을 일삼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는 한국민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고 애국심에 불타게 만드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정치적인 요소와 함께 스포츠에서 축구와 야구도 타 종목과 달리 한국과 일본 국민 모두를 흥분시키고 애국심 대결로 몰아가는 종목이다.
도쿄 대첩(東京大捷)은 지난 1998년 축구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홈팀인 일본을 2-1로 역전승한 경기다. 이날 경기에서 이민성은 역전골로 일약 '국민영웅'을 부각된 반면, 일본은 감독까지 경질하는 등 도쿄대첩은 한국과 일본 간 축구 라이벌전이 가장 격렬하게 나타난 사례였다.
눈물을 흘리던 '울트라 니폰'의 좌절과 충격, 당시 한국의 중계 해설자는 '이민성이 일본 열도를 침몰시켰다'는 말로 두고 두고 인기를 얻었다. 지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대표선수로 참가한 메이저리거 '스즈키 이치로'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한국이 일본을 30년동안 이긴다는 생각을 못하게 만들겠다"고 도발했다.
하지만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8회말 역전 투런 홈런으로 이치로의 코를 눌러놨다. 이후 일본은 미국에서 열린 본선 경기에서도 대표팀에게 2대 1로 역전패했다.
당시 덕아웃에 있던 이치로가 한국의 승리를 보고 알 수 없는 고함(입모양만 보면 욕이었음)을 치르며 치욕에 떠는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일본의 망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계속됐다.
호시노는 4강전을 앞두고 이승엽에 대한 대처방안을 묻는 질문에 "그게 누구냐. 제대로 치지도 못하고 있는 타자를 4번에 계속 두고 있다니 대단하다"고 대답했고 "이대호도 약점은 있다. 투수들이 실투만 하지 않으면 된다. 상대가 팔꿈치와 무릎을 내밀어 사구를 노린다면 가슴에 던지면 된다. 그런게 한국의 수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 투수들은 준결승전에서 이대호를 3연타석 볼넷으로 승부를 피했다.
호시노는 이어 투수 김광현에 대해 "슬라이더만 참으면 된다. 어찌됐든 두 번 연속등판인데 지난번처럼 호투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고, 베이징 출국 직전 한국팀 전력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국 선수 가운데 특별히 신경 쓰이는 선수는 없지만 '위장오더'나 제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망언을 늘어 놓았다.
이런 호시노는 지난 22일 준결승에서 한국에 6대 2로 패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제발 한국이 우리보다 약하다는 말은 하지 말아달라"며 "사실 한국은 매우 강하고 다음 번엔 한국은 강팀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라고 인정했다.
결승전인 쿠바전보다 더욱 짜릿한 감동을 느낀 2번의 한·일전에서 모두 승리한 원인을 일본이 망언을 통해 제공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일본의 망언은 한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 정치와 외교 뿐만 아니라 스포츠에서 일본이 한국을 향후 30년 간 넘보지 못하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한때 한민족의 문물을 전수받던 일본의 굴욕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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