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동호회 개설… 현재 회원 800명 육박
매주 日 정기모임 가지며 천등산 등서 자연 만끽
내년 전국단위 대회 개최 위해 코스 개발 추진

[충주=충청일보 이현기자] 저녁 어스름이 내리는 시간이면 막 퇴근 후 쫄쫄이(?) 저지로 갈아 입은 산악자전거 부대가 호암동 남산MTB 매장에 하나 둘씩 모여든다.
 

오늘 하루 먼지처럼 몸에 달라붙은 근심을 툭툭 털며 페달에 발을 얻는다. 쉬이~익 쉭 바람을 가르는 바퀴 소리와 거친 숨소리 속에 점점 빨라지는 발길질 뒤로 일상의 스트레스가 도로 위에 나뒹군다.

▲ 70대의 고령이 무색한 최일부 회원의 화이팅 넘치는 라이딩.

 

△훌쩍 떠나 함께 자연을 만끽하는 즐거움
 

충주남산MTB클럽은 지난 2007년 10월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namsanmtbclub)를 개설해 자전거 동호인들이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됐다. 남승진, 윤용로, 권성진 회원 등 자전거 라이딩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열정을 가진 창립 멤버 20여 명이 의기투합해 동호회의 기초를 다졌다.
 

송동현 현 회장(레젼드엔터테인먼트 대표)은 "마음 맞는 몇몇 분들이 함께 활동하다가 충주에 자전거 라이딩을 즐기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목적이 같고 뜻이 맞는다면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게 더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 커플티를 맞춰 입은 부부회원이 라이딩을 즐기고 있다.

하나 둘씩 모여 들던 회원들은 2011년 남한강자전거길이 완공되면서 자전거 붐이 일자 급격히 증가했다. 현재는 800명에 육박하는 회원들이 매주 일요일 정기모임을 가지며 충주지역 최대의 자전거 동호회로 자리잡았다. 부부나 부자가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가족 회원도 많다.
 

주말이면 일상을 벗어나 이화령이나 천등산, 재오개, 삼탄고개, 서운리 등 코스에서 자연을 만끽한다. 평일 저녁에도 언제든 야간 번개 라이딩을 즐긴다. 대관령 힐클라임과 증평 좌구산대회, 춘천 자이언트대회 등 연 2~3회는 대회 원정길에 오른다. 또 사대강 자전거길 안내 등 지역 MTB 생활체육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승진 매니저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자전거를 타면서 삶의 활력을 얻고 있다. 동호회에서 다양한 직업과 연령층의 회원들과 가질 수 있는 교류도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MTB로 건강을 되찾은 회원도 많다. 양귀현 회원(49)은 2년 전까지만 해도 잦은 병치레와 수차례의 수술로 단 50m의 등산에도 구토가 날 만큼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의사의 경고로 자전거 핸들을 잡게된 그는 지난해 초 클럽에 가입하면서 MTB의 매력에 푹 빠졌다. 주말마다 빠짐없이 회원들과 라이딩에 나섰던 그는 지금 남산 정상까지 끄떡없이 다녀올 정도로 체력에 자신이 생겼다.
 

▲ 정용필 회원의 미소 속에 라이딩의 즐거움이 묻어 난다.

△일반 동호회 최초로 MTB대회 개최
 

남산MTB클럽은 올해 동호회로서 역량을 한 차원 높이는 큰 행사를 성황리에 치러냈다. 이들은 지난 6월 15일 일반인 산악자전거 동호회로는 전국 최초로 '제1회 천지인 MTB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충주시 산척면 천등산 임도에서 열린 이 대회는 충주·제천·음성 등 도내 북부지역 동호인 80여 명이 참가해 남녀부 경기에서 평소 갈고 닦은 기량을 겨뤘다.
 

산악 24㎞와 도로 10㎞로 코스를 구성해 동호인들에게 완주를 통한 도전정신과 자신감을 심는 계기가 됐다. 완주자들에게는 행운권 추첨을 통해 300만 원 상당의 고급 자전거 프레임 등 푸짐한 경품이 주어진 축제로 동호인들간 화합의 장을 만들었다.

▲ 제12회 대관령 국제힐클라임대회에 참가한 충주남산MTB클럽 회원들이 출발에 앞서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전국대회로 격상을 준비하며 산악자전거 붐 조성을 꾀하고 있다. 내년 대회는 전국의 동호인 400~500명이 참가하는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코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올해 대회를 치른 천등산(807m) 임도 뿐만 아니라 인근 지등산(535m)과 인등산(667m)을 묶어 100㎞ 코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천하제일 명당의 전설이 서린 이들 삼등산은 산악자전거를 위해서도 빼어난 코스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0㎞ 코스는 전국적으로 흔치 않은데다 업힐과 다운힐이 적적한 비율로 어우러져 있고, 노폭이 넓어 안전사고 위험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단위 대회에 맞게 주행시간 기록칩을 사용해 정확한 기록 측정을 통한 엄정한 경기 운영도 준비 중이다. 

 

<충주 라이딩 추천 코스>
 

① 남산(금봉산) 임도 코스 : 충주댐 마즈막재에서 출발해 남산 임도를 따라 충주산성 정상(해발 636m)까지 오른 후, 등산로를 타고 용산동으로 하산하는 코스. 업힐과 다운힐을 적당하게 즐길 수 있는 중급코스. 15㎞. 1시간 30분 소요.
 

② 장미산 코스 : 중앙탑면 장천리 장미산마을 입구에서 빨래판 오르막길을 따라 정상에 오르면 고구려 옛 성터 장미산성을 만나고, 등산로 싱글 길(자전거 한 대가 지날 수 있는 오솔길)을 따라 다운힐하는 중급코스. 35㎞.4~5시간 소요.
 

③ 수주팔봉 코스 : 중산고에서 출발해 도장관주로를 따라 함지못, 건국대 후문, 달천강변 자전거도로를 타고 향산리, 노루목을 거쳐 수주팔봉을 왕복하는 초급코스. 24㎞. 2시간 소요.
 

<인터뷰>송동현 충주남산MTB클럽 회장
 

△산악자전거의 매력은
 

두 말할 필요없이 운동을 통해 건강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MTB는 라이딩할 수 있는 길에 대한 제약을 줄여줘 일반 자전거로는 갈 수 없는 임도와 비포장 도로 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라이딩은 자연을 즐기는 여유를 주고, 스스로 체력을 기르게 만든다. 무엇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삶의 여유를 공유하는 즐거움이 크다.
 

△라이딩에는 사고 위험이 따르는데
 

사고에 대비해 안전장구를 갖추지 않은 회원은 라이딩에 참여 시키지 않는다. 헬멧과 라이트 등 안전장구는 필수다. 단체 라이딩을 할 때는 수신호와 엄격한 규칙을 바탕으로 대열을 통제하고, 혼자 달려나가는 것을 막는다. 또 코스 자체를 차량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곳으로 짜기 때문에 큰 위험이 따르는 것은 아니다.
 

△동호회 활성화 계획은
 

회원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정기적인 라이딩은 물론 번개 라이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 클럽이 주최하는 내년 제2회 천지인MTB페스티벌을 전국 단위 대회로 알차게 준비해 클럽의 역량을 한 단계 끌어 올리고 싶다.
 

△어떤 동호회를 지향하나
 

자전거를 통해 충주의 많은 분들과 교류하며 친밀감을 쌓아,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함께 고민하면서 헤쳐 나갈 수 있도록 가족같은 구심점을 만들어 나가는 동호회가 되고 싶다.

▲ 일반 동호회로는 국내 최초로 개최한 제1회 천지인MTB대회에서 출발선을 힘차게 통과하는 회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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