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트트릭을 작성한 뒤 골키퍼로서 실점하는 진풍경이 정상급 프로축구 무대에서 나왔다.

주인공은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공격수 해리 케인(21)이다.

케인은 24일(한국시간) 영국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그리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C조 3차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다.

전반 12분 선제골, 3대 0으로 앞선 후반 29분 두 번째 골, 4대 0으로 앞선 후반 35분 세 번째 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5대 0 완승을 앞둔 후반 42분 골키퍼 위고 로리가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미 세 명의 교체선수를 모두 투입한 토트넘은 할 수 없이 신예 케인에게 골키퍼를 맡겼다.

골키퍼는 동료와 구별되는 옷을 입는다는 규정에 따라 케인은 급히 로리의 티셔츠로 갈아입고 골문에 섰다.

▲ 토트넘(잉글랜드)의 골키퍼 위고 로리스(오른쪽)가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C조 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그리스)와의 경기 도중 레드카드를 받은 뒤 퇴장하기 전 골키퍼 대타를 맡을 동료 해리 케인과 셔츠를 맞바꾸고 있다.(AP=연합뉴스)

케인은 1분 뒤 직접 슈팅이 가능한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프리킥 위기에 몰렸다.

그는 자세를 어색하게 웅크리고 바짝바짝 마르는 입술을 혀로 적셨다.

바랄레스 제로니모(아스테라스)가 감아 찬 직접 슈팅은 쓰러지는 케인의 배를 맞고 손에서 미끄러져 골문으로 흘러들었다.

케인은 골키핑이 결코 쉬운 게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N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우쭐한 기분으로 골키퍼로 들어갔다"며 "프리킥이 흔들리며 날아오자 그런 기분은 싹 사라졌다"고 말했다.

▲ "억!" 자신만만하게 골대에 선 케인이지만 상대 팀 아스테라스의 바랄레스 제로니모가 찬 프리킥을 놓쳐 점수를 내주고 말았다.(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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