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정호기자] 충북도의회가 갑자기 독립 청사 신축을 제기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언구 의장은 지난 22일 현 청사가 독립청사가 아닌 도청의 부속건물로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변화된 환경에 맞춰 신청사 건립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의장은 독립청사 부지로 중앙초가 적합하다며 도와 도교육청이 부지교환 등 구체적인 행정절차를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의장의 기자회견 후 언론보도는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200억원을 넘게 들여 독립청사를 지을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었다.
 

게다가 당장 신청사가 필요할 정도로 현 청사가 낡고 노후된 것도 아닌데 뜬금없이 독립 청사 신축을 제기하고 나선 이유를 모르겠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러한 부정적인 기류가 조성되자 새누리당 임회무 의원은 지난 24일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독립청사 신축의 필요성을 두둔하고 나섰다. 지금의 현 청사로는 토론회도 못하고 오시는 손님조차 맞을 공간도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집행부도 도의회가 공간을 차지하는 바람에 일부 부서는 세를 얻어 외부로 나가는 피해를 입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 의원은 호화청사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독립청사 신축의 필요성에 대한 도의회의 문제제기는 한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독립청사가 없다는 점, 도민들의 기대치에 부응하는 수준높은 의정활동을 위한 새로운 청사가 필요하다는 점 등은 일리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도의회의 주장이 도민들로부터 과연 얼마나 큰 공감을 살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과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필요성과 당위성 못지 않게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한다.
 

아무리 명분이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공감을 얻지 못하면 동력을 잃는다. 안타깝게도 도의회는 지난 7월 개원 후 4개월여 동안 원구성을 놓고 여야간 입씨름으로 세월을 보냈다. 도민들 눈에는 일은 하지 않고 싸움질만 하는 도의회로 비춰졌다. 그런데 4개월여간 파행을 거듭하던 도의회가 어렵사리 의회정상화를 이뤄낸 후 여야 합의(?)로 발표한 것이 바로 독립청사 신축문제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도민들의 눈에 독립청사 신축을 하겠다는 도의회가 이뻐보일까. 어떤 사안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 그러한 결과를 초래한 제공기관이나 제공자가 과연 정무적인 판단을 얼마나 고려했느냐를 따져본다. 명분도 좋지만 그에 우선하는 것이 사회적 공감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도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하는 도의회로서는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옳다. 지금은 도의회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때다./김정호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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