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문자의 발명과 종이의 탄생은 학문 발전과 지식 전달 수단으로 인류에게 문명의 진보를 이루게 해 준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줌으로써 많은 공헌을 하였다. 그 중에서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보존이 쉬운 질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문자의 발명 이후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어온 국가적 사업이었으며, 세계적으로 우수한 우리 고유의 한지 또한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한지발 제작에 대한 역사적 기록은 현재 남아 있는 것이 없으며, 그 제작 방법에 대해서도 현재 장인들에 의해 전해 내려오는 것에 한정되어 살펴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한지발에 대한 역사적 배경을 찾기 위해서는 종이에 대한 기록을 살펴볼 수밖에 없으며, 그것을 통해 단편적이나마 그 기원이나 존재 여부를 추정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지발을 만들기 위하여 사용하는 도구는 장인이 오랜 세월 동안 작업을 하면서 그 쓰임새에 맞게 직접 고안하여서 제작한 것이다. 따라서 일부 제작 도구는 독특한 형태를 갖기도 하며, 작업의 성격에 따라 그 고유 명칭이 부여되기도 한다. 그리고 또한 생김새에 따라 그 명칭이 따로 불려지기도 한다.
한지발도 이것이 없으면 한지를 뜰 수 없는 도구인데, 다른 분야와는 달리 이를 만드는 전문 장인이 있는 독특한 분야로 처음 발굴하여 발표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완성품인 한지에 대한 논의는 있어 왔지만, 그 중요한 도구인 한지발에 대한 조사나 연구는 전혀 없었다. 그래서 한지발이 없으면 한지를 완성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한지발을 만드는 장인과 도구와 물질, 소재(재료), 제작공정과 방법, 쓰임새 등을 총체적으로 분석·연구하였다.
종이는 인류의 문화나 문명 진보와 관련된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보관·전승하는 기록 재료로 문명발달과 문화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한지발은 이러한 문명 발달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종이, 특히 한지 제작 과정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도구이다. 한지발은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서 실처럼 둥글게 뽑은 대촉을 말총으로 엮어 놓은 것으로, 발의 크기에 맞춰 못을 사용하지 않고 백송으로 제작된 발틀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발은 지통(紙筒)에서 한지를 뜨는데 사용하게 되는데 이때 어떠한 한지발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은 한지가 만들어지거나 아니면 그렇지 않은 한지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즉, 두께가 일정한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지발을 만들 때 비틀어지거나 모가 난 촉을 쓰지 않아야 하며, 사방 어디에서도 일정하도록 촘촘하게 엮어서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장인이 손으로 직접 제작한 우리 고유의 한지발을 사용하여 고유의 방법으로 한지를 만들게 되면, 섬유조직의 배열이 위아래, 좌우로 서로 교차되어 질기고 좋은 고유 한지를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
종이는 인류의 문화나 문명 진보와 관련된 내용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보관·전승하는 기록 재료로 문명발달과 문화 형성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문자의 발명과 종이의 탄생은 학문 발전과 지식 전달 수단으로 인류에게 문명의 진보를 이루게 해 준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 줌으로써 많은 공헌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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