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침입 막기위한 관문이며 방역소 역할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편도는 림프소절의 집합체로 편도선(扁桃腺)이라고도 하는데, 위치에 따라 설편도(舌扁桃)·구개편도(口蓋扁桃)·인두편도(咽頭扁桃)·이관편도(耳管扁桃)로 나눈다. 편도는 생후에 발달하여 대체로 사춘기 이후에는 축소되는데, 인두편도나 구개편도는 과대하게 발달하여 호흡·연하·수면 등의 장애를 일으키는 아데노이드가 되기도 한다.
편도가 입안에 밀집되어 있는 것은 음식물을 받아들이기 위해 입이 외부에 열려있기 때문이다.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화기관들과 코에서 폐로 이어지는 호흡기관들은 기계적으로 보면 밖과 통해있는 연결통로이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밖과 차단되어야하는 인체내부기관들이다. 외부와 통하는 구멍들은 모두 철저하게 차단되었다가 필요시에만 열린다. 이때도 외기가 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많은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코 안의 털과 습기 그리고 발달된 혈관, 식도가 길게 형성된 것, 항문의 강한 근육, 소변통로가 좁고 긴 것, 땀구멍의 개폐조절 등은 모두 외기를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들이다. 따라서 인위적으로 식도나 항문을 열어보는 것은 인체에 매우 해롭다. 비파괴검사로 알려진 내시경검사는 실상 인체에 크고 작은 손상을 끼친다.
외부와 교감하는 장기 중에 세균의 침입이 가장 많이 우려되는 곳은 입안이다. 다양한 음식물이 들어오고 저작되며 음식물찌꺼기가 존재하는 곳이므로 인체에 유해한 세균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음식을 먹는 것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므로 세균침입에 대한 별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한데 바로 편도이다. 즉 편도는 우리 몸의 수문장이다.
'편도선은 세균 침입을 막기 위한 관문이며 방역소이다. 편도선염은 세균이 맹렬한 기세로 밀려들어 보통 때의 방어시설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임시로 방역소를 확장하고 포로수용소를 새로 마련한 것이 편도선 종대요, 체내에 침입한 균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으로 열이 난다. 입은 음식물과 여러 가지 해로운 것들이 스며들 염려가 있는 곳이다. 편도선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목을 지키고 있어서 들어오는 것을 하나하나 꼼꼼히 검사하는 것이다.'
편도에 염증이 생기거나 편도가 비대해지는 것은 외기에 저항하는 인체의 정기가 약해졌을 때 주로 나타난다. 세균의 침입이 가능한 것도 인체의 저항력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장부의 균형이 무너져 인체에 열이 발생할 때에도 편도에 염증이 생기거나 비대해지기 쉽다. 따라서 편도에 염증이 있거나 편도가 비대해졌을 때는 인체의 정기를 키우고 열을 발생하는 근원을 치료하는 것이 올바르다. 단순히 염증만을 제거하거나 비대하다고 편도를 제거하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외적의 지속적인 도발에 지친 수문장을 지원하여 대신 외적을 막아주지 않고 도발하는 외적은 방치한 채 지친 수문장을 강제로 잠재우거나 처단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편도이상은 장부가 굳건하지 않고 면역력이 약한 소아들에게 주로 나타나며 사춘기가 지나면서 안정된다. 정기가 약해졌거나 장부가 편성편쇠하기 때문에 발병하므로 초기에 체질과 병증에 맞게 치료하여 인체의 정기를 돋우고 열을 내리면 편도이상뿐만 아니라 성장과 뇌 발달을 도와준다. 이를 방치하거나 염증만 없애거나 편도를 제거하면 여러 가지 질병에 노출되기 쉬울 뿐만 아니라 성장에 방해가 되고 지능개발에 지장을 초래한다.
어른이 편도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질병이 진행 중이거나 생활의 부조로 장부에 이상이 발생한 것이다. 대체로 저녁을 늦게 먹거나 저녁에 포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술과 음식을 늦게 먹거나 몸을 혹사하면 인체의 정기는 약해지고 병적인 열이 발생하여 편도가 비대해진다.생활을 돌아보고 바로 치료에 임하여 장부의 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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