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대로 그 의미를 지니고 살아가는 법. 당장 내게 필요치 않다하여 쉽게 버려지는 것들 중 지천에 늘려있어 그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질경이.

생명력이 얼마나 질기고 강인했으면 이런 이름을 붙여주었을까. 흔하게 잘 자라는 만큼 이 산야초 쓰임새 또한 대단하다.

잎은 줄기 없이 뿌리에서 직접 뭉쳐 나와 옆으로 비스듬히 퍼지고 모양은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잎맥이 나란히 달리고 가장자리는 물결모양이며 길이는 4∼15㎝, 폭은 3∼8㎝정도이다.

꽃은 흰색으로 6∼8월에 잎 사이서 10∼50㎝까지 위로 자라나오고 꽃받침은 4개로 갈라지며 열매는 꽃받침보다 2배정도 되고 익으면 옆으로 갈라져 뚜껑처럼 열리며 6∼8개의 검은 씨앗이 나오며 차전자(車前子)라 한다.

질경이는 무기질과 단백질 그리고 비타민과 당분 등이 다량 함유하고 있어 봄과 여름 어린 순을 뜯어 쌈, 국거리, 무침 그리고 튀김용으로 많이 활용한다.

또 질경이 잎을 채취하여 깨끗이 정리한 다음 질경이 장아찌로 담궈도 좋고 끓는 물에 데쳐 바짝 말렸다가 고사리처럼 묵나물로 보관, 갖은 양념으로 간을 하여 다시 볶아 밥상에 내 놓으면 입맛 돋우는데 웰빙음식으로 최고다.

질경이 씨를 볶아서 차로 끓여 먹으면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열을 내리며 설사를 멈추게 하고 점막의 저항력을 강하게 하며 소화액의 분비를 정상으로 회복시켜 간기능을 좋게 한다고 한다.

여름에 잎, 줄기, 씨앗 등 전초를 채취하여 그늘에 말렸다가 활용하면 만성 간염, 고혈압 증세, 잦은 기침과 가래, 습관성 설사와 변비, 늑막염, 급·만성 신장질환, 몸이 잘 붓는 부종, 감기 두통, 류마티스 관점염 그리고 알코올성 숙취나 중독에 도움이 된다. 또 질경이는 피부 진균을 억제하여 피부궤양이나 상처에 잎을 찧어 붙이면 고름이 멎고 새살이 빨리 돋아난다.

질경이 전초나 씨를 활용하여 담군 술을 여선주(女仙酒)라 하는데, 여름철 전초를 뿌리채 채취하여 깨끗이 씻고 그늘에 말려 재료 부피 3배의 소주에 주침하면 다소 끈끈한 느낌의 담황색 술이 된다. 진해, 정장(整腸), 자궁 강화, 위궤양, 이뇨, 소변불통, 자양강장, 보양강정에 좋다.

▲ 장 호 봉 약용식물관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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