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마카다미아 사건으로 인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이 여객기 안에서 자신이 바라던 것과 다른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승무원을 심하게 나무라고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이동하고 있는 여객기를 공항으로 회항시켜 사무장을 내리도록 해 부하 직원을 관련법을 위반해 소위 있는 자의 자식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여기에 동생인 조현민 전무가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이메일을 임직원들에게 보냈는가 하면 "복수하겠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언니인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보낸 것이 드러나면서 재벌 3세의 처신에 대해 정치권까지 발끈하는 등 3대째 내려오는 부자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다.


 충북에서도 모 사립대학 전 총장이 3000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 대학이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제한대학에 포함되면서 지역사회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 대학에서는 총동문회와 교수회, 총학생회까지 총장 사퇴를 주장하고 나서 수업거부를 하는 등 극단적인 반대활동을 벌였고 결국 총장 사퇴로 이어졌지만 반대 측에서는 재단에서 완전히 손을 떼기를 바라면서 최악의 상황을 예고하고 있다.


 이 대학은 과거 두 형제가 고생을 하면서 번 돈으로 후학 양성을 위한 대학교를 설립해 지역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음에도 3대째에 이르면서 오히려 지역사회의 비난의 대상으로 전락해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두 가지 사건을 보면서 갑자기 '가난뱅이 3대, 부자 3대 가지 않는다'는 옛 속담이 불현 듯 떠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속담은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해 가난에서 벗어나는 반면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부모의 덕에 편안한 삶을 살면서 안일한 사고방식을 갖기 때문이라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을 접하면서 부자가 3대를 내려왔더라도 더욱 겸손한 마음가짐과 직원을 내 가족처럼 생각하는 마음을 갖고 있었더라면 3대가 아니라 4대, 5대를 가더라도 부와 존경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최선의 노력을 다해 기업을 일궈놓고도 손녀에게만 대학교 졸업까지의 등록금만 물려주고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유한양행 고 유일한 박사의 결단과 사고가 더욱 가치를 발하는 것 같다.


 이제 부자가 3대를 넘어도 부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함께 일하는 모든 임직원들과 융화해 조직 전체의 발전과 지역사회의 헌신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