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과 오만 대표팀 첫 조우

슈틸리케호 새 캡틴 임명…"아시안컵 앞두고 큰 책임감"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 주장으로 임명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슈틸리케호의 단결을 강조했다.

기성용은 7일 호주 캔버라의 디킨 스타디움에서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대비해 열린 훈련을 앞두고 "우승은 한 선수의 역량으로 결코 이룰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공수를 연결하는 척추 같은 존재로 인식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그가 피로누적 때문에 출전하지 못했을 때 그의 공백이 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기성용은 "개인적으로 그간 A매치를 많이 뛰었기 때문에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책임감이 크다"며 "그러나 우승은 선수들이 모두 하나될 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 포지션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이들과 잘 호흡해야 한다"며 "경기에 나서지 않더라도 돌발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출전자와 같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성용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소속 클럽 경기를 소화하느라 대표팀에 동료보다 일주일 정도 늦게 합류했다.  

그는 "아직 몸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며 "중요한 경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팀에 합류해 다른 선수들보다 집중해서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오는 10일 캔버라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 절정 컨디션을 맞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표팀의 새 주장으로 거론되자 동료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외부의 시선에 대한 불편함을 강조했다.

슈틸리케호의 주장 1순위는 구자철(마인츠)이지만 최근 떨어진 실전 감각과 부진 때문에 많은 우려를 샀다.  

구자철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 있는 까닭에 안정적 출전이 기대되는 기성용에게 주장완장이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기성용은 "언론에서 자철이 얘기를 많이 하는데 자철이는 우리 팀에서 가장 좋은 선수"라며 "주장으로서 팀을 잘 이끌었고 동료도 그를 잘 따라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와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의 부진은 구자철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성용은 "그때 전체적으로 팀이 부진했지 구자철이 부진한 게 아니었다"며 "그 친구에게 과도한 비난이 집중되는 게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구자철이 지금까지 팀을 잘 이끌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동료가 서로 부족한 점을 잘 채워가면서 목표로 삼은 우승을 합작하기를 기원했다.

기성용은 이날 훈련 중에 열린 회의에서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주장으로 임명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의견을 물어 주장을 고르려고 했으나 선수들이 모두 침묵한 탓에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대한축구협회는 구자철이 "선수들을 도와 최선을 다하겠다"며 주장 후보에서 스스로 물러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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