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의자생활 어린이들 척추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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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성 규 예올한의원 원장 본보 한의학 전문위원 |
우리나라에서도 의자는 생활필수품이 된 듯하다. 사무실이나 학교는 물론 집에도 소파, 식탁의자, 책상의자 등 다양한 의자들이 사용되고 있다. 의자에 익숙한 젊은이들 중에는 바닥에 앉는 것이 익숙지 않거나 양반다리를 아예 못하는 사람도 많다.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하므로 의자가 널리 보급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낯선 의자가 집집마다 침투했는데 건강상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도 드물게 온돌을 수 천년동안 사용하여 독특한 주거문화를 이룩하였다. 온돌의 장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한마디로 건강에 좋다. 한편 의자는 권위에서 시작되었지만 일상에서 다양하게 애용된 것은 바닥의 찬 기운이나 습기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함이었다. 우리가 의자를 사용하지 않았던 것은 온돌로 인해 의자가 불필요했기 때문이다. 사무실이나 학교에서는 오래 전부터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였지만, 가정에까지 의자나 소파가 널리 쓰인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짧은 역사이지만 널리 보급되고 애용되어 이제는 소파나 의자가 없는 거실이나 공부방은 드문 실정이다. 하지만 의자나 침대를 온돌과 함께 사용하는 것은 매우 이질적이다. '개발에 편자'마냥 어울리지도 않으며 건강에도 해롭다.
근래 등뼈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 등뼈가 앞뒤로는 물론 좌우로도 휘어지며 한두 군데 뭉친 경우도 있다. 등뼈는 뇌와 연결되어 있어 우리 몸의 에너지 근원을 보호하며 기둥을 형성하며 무수한 신경조직의 통로이다. 뇌수와 척수는 승강운동을 통하여 갈무리된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축적하는데, 등뼈가 휘면 승강운동에 장애가 발생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듯이 척수의 승강운동에 장애가 발생하면 신체의 근원에서부터 질병이 발병한다. 등뼈가 휘면 성장에 장애가 발생하고 정신이 흐려져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 더불어 여러 가지 질환에 노출되는데 요통이나 요각통이 생기기도 하고 신장에 기능이상이 생기기도 하며 정신이 맑지 못하다. 생식기능도 저하되어 무정자증이나 불임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래되면 얼굴의 변형도 초래한다.
요즘 많은 어린이들의 등뼈가 휜 것은 잘못된 자세가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그 이면에는 의자가 있다. 의자는 기대고 앉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이는 등뼈의 힘을 약화시켜 곧추 선 자세를 잡기 어려워진다. 근래 어른들도 등뼈가 휜 것도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 그러하다.
곧추 선 에스라인의 등뼈는 소아기의 자세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사춘기가 지나면서 뼈가 굳는데 그 전에는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여 등뼈를 곧추 세워야한다. 예전에는 어린아이가 자세가 바르지 않거나 벽에 등을 기대고 앉으면 이웃 어른들도 나서서 바로잡아 주었다. 곰방대로 머리에 꿀밤을 주기 일쑤였다. 아이의 건강을 염려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기에 자기 자식이 혼나더라도 개의치 않았다. 어른들의 상호감시가 아이들의 등뼈를 곧추 세웠고 이는 건강을 유지하는 주춧돌이 되었다. 어른은 남녀 구분 없이 양반다리가 좋다. 온돌위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은 건강에 가장 좋은 자세이다. 머리와 등뼈가 곧추 서고 항문과 엉덩이에 따뜻한 기운이 올라와 신체의 기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아직 힘이 약해 올바로 앉기 어려운 어린이들은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좋다. 무릎을 꿇고 않으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자세가 반듯해진다.
오랜 의자생활은 등뼈뿐만 아니라 하지 부종이나 정맥류도 발병하기 쉽다. 지금부터라도 집안의 소파와 의자를 치워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