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이광형 충북지방변호사회장

 

[충청일보 박성진기자]"충북변호사회는 앞으로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 의견도 제시하고 정책 건의도 하는 등 단체로서의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겠습니다."


 34대 충북지방변호사회장에 지난달 26일 취임한 이광형 변호사(53·사법연수원 17기·사진)는 지역과 호흡하는 변호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통합 청주시의 성공적인 안착 등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는 의지다. 그 동안 충북변호사회는 지역 현안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들어왔다. 하지만 이 회장 취임과 동시에 '행동하는 변호사'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서 활동하는 변호사 145명의 대표인 이 회장이 앞으로 2년 동안 이끌 충북변호사회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소감은.


 "제가 고향에 돌아와 변호사로 개업한 지 6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저를 믿고 열성적으로 지지해 주신 회원들과 제가 취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신 지역의 여러분들께 우선 감사를 드립니다. 변호사 업계의 어려운 현실에 더욱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법조와 충북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고 변호사들의 힘을 모아 충북변호사회가 지역에서 더욱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변호사들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반면 선임 건수는 줄고 있다. 충북변호사회 차원에서 이를 타개할 방안이 있는지.


 "충북변호사회도 6년 전에 비해 변호사 숫자가 두 배 늘어나서 현재 145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반면에 변호사 선임 건수는 오히려 줄어들어 신규 변호사들이 개업하거나 취업하기 힘들어지고 기존 변호사들은 사무실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이번 협회장 선거에서도 "밥은 먹고 삽시다"가 구호가 될 정도로 변호사들이 버텨내기 어려운 한계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협회 차원에서는 변호사들이 민사, 형사, 이혼 등 송무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보다 전문화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공직이나 학계, 국제기구 등으로 진출하려는 경우 적극 도움을 줄 생각으로 있습니다. 제도와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대한변협을 통해서 변호사 필수주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국선변호와 소송구조를 협회에서 관장하는 방안, 정부나 지자체에 대한 자문료를 인상하는 방안 등을 건의하고 있습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증설 요구는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현재 2개부로 운영되고 있는 전주재판부와 비교해 볼 때 청주재판부의 사건 수는 거의 전주와 비슷한 수준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민사 분야는 전주보다도 사건 수가 많다고 합니다. 대전고법 본원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는 선거 소송이나 재정신청을 청주로 가져오면 업무량이 2개부를 운영해야 할 수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국적으로 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숫자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청주에 부를 증설하려면 다른 곳에 부를 줄여야 하는 문제가 있어 대법원에서 아직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는 것인데, 지역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통계 자료 등을 바탕으로 대법원에 지속적으로 요청해서 제 임기중에 관철시키고자 합니다."


 ◇로스쿨 출신들이 늘고 있는데 기존 사법시험 출신들과의 융화에 대해.


 "충북에서는 변호사들이 단합이 잘 되기 때문에 사법시험 출신과 로스쿨 출신 간에 별로 구별을 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협회 임원을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대한변협 협회장 선거에서 '사시존치'를 두고 약간의 의견대립이 있었지만 그것은 어차피 입법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고, 변호사 수를 줄여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하는 분위기라서 융화에는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그 동안 충북변호사회가 지역사회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다. 앞으로는.
 

"충북변호사회는 지식층이 모여 있는 단체이고 결속이 잘 되고 있어서 경부고속철 오송역 유치, 호남고속철 오송기점 결정, 대전고등법원 청주재판부 설치 등에 지역 시민단체와 한 목소리로 노력해 성과를 거두었고, 작년에 개인정보유출과 관련한 공익소송도 한 적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충북의 지역경제 활성화, 통합 청주시의 순조로운 출범 등 지역의 현안 과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의견도 제시하고 정책 건의도 하는 등 지식인 단체로서 필요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도록 하고 세종시에 내려 온 정부부처나 위원회에 우리 변호사들이 참여해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법관 평가시 부실 법관 명단 공개에 대한 요구가 많다. 향후 계획은.


 "충북변호사회가 지난 4년 간 법관평가를 실시해 왔는데  최근에는 법원에서 이를 법관들의 인사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법정 분위기가 많이 개선되고 법관들이 보다 신중한 처신과 판단을 하는 등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대한변협 차원에서 전국의 데이터를 모아서 법관 재임용 등에도 평가결과를 활용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현재 전국적으로 부실 법관은 발표를 하지 않고 있고 여러 문제점이 있어 당분간은 현재와 같이 공개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충북변호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앞으로 협회의 위상 강화, 변호사 전문화, 회원들간의 소통화합을 3대 과제로 추진할까 합니다. 대한변협의 각종 행사에서도 충북은 참석율 1위를 항상 지킬 정도로 단합을 과시해 왔고, 정책을 건의하고 발언권을 행사하는 데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이런 훌륭한 전통을 최근에 들어온 젊은 변호사들에게 잘 전수해 주고, 충변포럼이나 세미나, 스터디그룹 활성화, 동호회 활동 지원을 통해 선배 변호사들과 젊은 변호사들이 화합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 생각입니다. 또 젊은 변호사들에게도 협회의 준임원으로 활동할 기회를 주고, 여성변호사 20명으로 따로 모임을 구성해서 여성에 대한 배려를 할 예정입니다."


 ◇좌우명이 있다면.


 "매사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인데 저는 이것을 '맨땅에 헤딩'이라고 부릅니다. 헤딩으로 무엇을 깨려고 할 때 머리가 아플까봐 두려워서 살살 부딪히면 목표 달성도 못하고 진짜로 머리만 아프게 됩니다. 나를 희생한다는 각오로 전력으로 부딪히면 안 될 것 같은 일도 저절로 풀리고 아픈 것도 없어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충북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이번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협과 제휴해서 충북의 단위 농협에 자문변호사들을 배정하는 방식으로 마을변호사 제도를 활성화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변호사들이 공익활동의 일환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는 법률서비스를 하려는 것입니다. 이런 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들이 많은 협조를 해 주시고 변호사회에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프로필>

△청주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법대 졸업
△27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 부부장검사
△대검 정보통신과장
△대전고검 청주지부장
△변호사 개업(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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